경정에서 그랜드슬램은 스포츠월드배·스포츠경향배·국민체육진흥공단이사장배·쿠리하라배·그랑프리 대상경주에서 우승하는 것을 뜻한다.
현재 5개 대상경주를 정복한 유일한 그랜드슬램 선수는 경정 최강자라고 불리는 심상철(39·A1)이다. 초창기 원년 멤버가 아닌 7기 선수로 입문해 쟁쟁한 선배들과의 경쟁 속에서도 신인 첫해(2008년) 13승이라는 두 자리 승수를 기록해 많은 경정 팬에게 신선하고 강인한 인상을 심어줬다. 스포츠경향배 대상경주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후 총 5회(2010년, 2015∼2018년) 출전해 모두 우승을 차지해 단일 대상경주 최고 승수를 기록하고 있다. 스포츠경향배 우승을 시작으로 2016년 국민체육진흥공단이사장배, 2017년 쿠리하라배, 2018년 그랑프리 대상경주를 차지했다. 마지막으로 2019년 스포츠월드배 우승으로 현재까지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유일한 선수로 기록되고 있다.
심상철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누가 뭐래도 김종민(44·A1)이 경정을 이끌어 가는 대세로 군림했다. 신인 첫해(2003년) 18승을 기록하며 동기생 중 가장 뛰어난 모습을 보이며 1기 선배들이 경계대상 0순위로 주목한 바 있다. 김종민은 그랜드슬램을 위해서 쿠리하라배 우승만 남겨두고 있다.
김종민은 2004년 그랑프리 대상경주에서 불리한 6코스에서 0.13초로 모터 기력을 활용한 전속 휘감기 전개로 우승했다. 두 번째 우승은 2007년 스포츠월드배, 세 번째는 2010년 국민체육진흥공단이사장배, 네 번째 우승은 2011년 스포츠경향배였다. 그는 쿠리하라배 2012년과 2013년에 걸쳐 2회 연속 결승전에 진출했다. 하지만 2012년 준우승을 거두며 안타깝게 아직 그랜드슬램 꿈을 달성하지 못했다
2기 듀오 김민천(45·A1)과 이재학(48·B1)은 그랜드슬램을 위해 두 개 퍼즐을 맞춰야 한다. 김민천은 2011년 국민체육진흥공단이사장배, 2013년 그랑프리, 2015년 쿠리하라배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을 못한 두 대회 중 스포츠월드배는 총 3회(2011년, 2012년, 2018년) 출전 중 2018년 1코스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스포츠경향배는 총 2회(2007년, 2011년) 출전해 2011년 2코스에서 준우승을 기록, 두 대회 모두 아깝게 우승을 놓쳤다.
이재학은 2006년 쿠리하라배 우승을 시작으로 전성기였던 2008 시즌에 스포츠월드배와 스포츠경향배 우승을 발판으로 그랑프리 대상경주까지 우승에 도전했다. 하지만 두 차례 모두 준우승(2008년, 2012년)을 했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이사장배는 총 2회 출전해 2005년 3위 입상을 했다.
김민천과 이재학은 노련한 선수인 만큼 앞으로 그랜드슬램을 위한 힘찬 도전을 예고하고 있다.
이서범 경정고수 경주분석 전문위원은 “지금까지 선배 기수들이 치열한 예선전을 거치는 과정에서 상황에 맞는 노련함으로 경주를 리드하며 매년 열리는 대상경주에서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며 “아직 실전 경험이 부족한 신인 기수 선수들은 대상경주 우승을 겨냥한다면 일반경주에서의 밋밋한 1턴 전개보다는 과감한 경주 운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