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에서 치열하게 우승 경쟁을 펼쳤던 감독들이 중국으로 옮겨 2라운드를 준비한다. 중국 프로축구가 K리그에서 검증받은 지도자와 선수를 다시 눈여겨보기 때문이다.
중국 축구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29일 “올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울산 현대를 우승시킨 김도훈 감독에 대해 중국 수퍼리그(1부) 구단들이 관심을 보인다. 베이징 궈안, 산둥 루넝 등이 직간접적으로 접촉 중”이라고 전했다. 김 감독은 챔피언스리그에서 무패(9승1무) 우승을 일궜을 뿐 아니라, 매 경기 2골 이상 터뜨리는 화끈한 공격축구를 선보였다. 이번 우승으로 김 감독 주가가 훌쩍 뛰었다. 대회 후 “당분간 푹 쉬고 싶다”던 김 감독도 중국 쪽 관심이 싫지 않은 눈치다.
전북 현대 지휘봉을 내려놓은 조세 모라이스(포르투갈) 감독도 중국 상하이 상강과 접촉 중이다. 그는 올 시즌 전북의 ‘더블’(리그와 FA컵 동시 우승)을 이끌어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공교롭게도 김도훈 감독과 모라이스 감독은 최근 두 시즌 K리그에서 우승 경쟁을 펼쳤다. 대결이 중국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K리그 지도자와 선수의 중국행은 늘어날 전망이다. 내년 샐러리캡 도입으로 중국 프로축구는 인건비를 낮추면서도 경쟁력을 유지해야 한다. ‘메이드 인 K리그’에 주목하는 이유다. 수퍼리그 팀은 구단별 연간 재정 지출이 최대 6억 위안(1015억원 이하·세전 기준)이다. 2018년 구단 평균 지출액(11억2600만 위안·1900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선수별 한도액도 생겼다. 자국 선수는 500만 위안(8억원), 외국인 선수는 300만 유로(40억원)이다. 팀 내 중국 선수 연봉 평균을 300만 위안(4억원), 외국인 선수 연봉 총액을 1000만 유로(133억원) 이내로 맞춰야 한다.
이장수 전 광저우 헝다 감독은 “청두 싱청(2부)에 부임하는 서정원 감독 등, 중국의 ‘K리그 출신’에 대한 수요는 점점 늘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적은 예산에 아시아 정상급 경쟁력을 가진 K리그에 관심이 많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