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엄청난 상승세를 탄 손흥민(29 ·토트넘)이라도 매번 기쁠 수는 없었다. 손흥민에게도 '운수 나쁜 날'이 찾아왔다.
토트넘은 14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20~21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7라운드 풀럼과 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거뒀다. 사실상 토트넘이 진 경기나 다름없다. 풀럼은 리그 18위로 강등권에서 허덕이는 팀이다. 상위권 도약을 노리는 토트넘이 반드시 잡아야 할 상대였다. 하지만 토트넘은 고전 끝에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전반 25분 해리 케인의 선제 골이 터졌지만 후반 29분 이반 카발레이로에게 동점 골을 허용했다. 무승부에 그친 토트넘은 승점 30점에 머물며 리그 6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약체를 잡지못한 이유 중 득점을 책임지고 있는 손흥민의 '불운'이 있었다. 선발 출전한 그는 활발하게 움직이며 풀럼 수비를 흔들었다. 전반에 2번의 결정적 기회를 잡았다. 전반 19분 서지 오리에의 패스를 받아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골키퍼 발끝에 걸렸다. 전반 24분에는 탕기 은돔벨레의 크로스를 헤딩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이번에도 골키퍼에 막혔다. 두 번 모두 풀럼 골키퍼 알퐁스 아레올라의 선방쇼로 인해 골로 연결되지 못했다.
후반 들어 기회를 엿보던 손흥민은 후반 26분 드디어 아레올라의 손을 벗어나는 결정적 슈팅을 때렸다. 하지만 이번에는 골대가 막아섰다. 은돔벨레의 패스를 받아 때린 왼발 슈팅은 오른쪽 골대를 맞고 튀어 나왔다. '골대 불운'에 땅을 쳐야 했다. 3번의 득점 찬스를 놓친 손흥민은 1-1 동점이었던 후반 44분 세르히오 레길론에게 결정적 패스를 찔러 넣었다. 손흥민이 페널티박스 안에서 공을 받아 레길론에게 밀어줬다. 레길론이 그대로 차 넣으며 득점에 성공했다. 하지만 손흥민의 위치가 오프사이드로 선언돼 골은 무효가 됐다. 손흥민은 매서웠지만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한 채 그라운드를 빠져나와야 했다.
경기 후 조제 무리뉴 토트넘 감독은 손흥민의 결정적 슈팅을 막아낸 아레올라를 칭찬했다. 그는 "전반전 아레올라는 엄청난 선방을 해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실점하지 않고 경기를 끝냈어야 했다. 내주지 않을 수 있었던 골이었다. 상대가 수적 우위에 있지도 않은 상태에서 골을 내줬다. 우리 수비수들의 실수였다"며 "풀럼은 그들의 방식대로 경기를 했다. 수비적으로 했고 결과를 얻었다. 풀럼이 잘 해낸 경기"라고 평가했다.
손흥민에 대한 평가는 낮았다. 유럽 축구전문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손흥민에게 평점 6.9점을 부여했다. 레길론이 평점 8점으로 가장 높았고, 은돔벨레가 7.8점을 받았다. 오리에가 7.3점, 케인이 7.1점을 받는 등 손흥민보다 좋은 평가를 받았다.
영국의 '풋볼런던'은 손흥민을 향해 "좋은 위치에서 득점을 해줄 필요가 있었다"고 분석했고, '런던 이브닝 스탠다드'는 "평소 손흥민의 모습이 아니었다"고 아쉬움을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