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는 지난 7일 중재위원회를 열어 미등록 대리인이 FA(자유계약선수) 협상에 참여한 문제를 논의했다. 당시 중재위원회는 사건 당사자 중 하나인 리코스포츠에이전시에 추가 소명을 요청했지만 아직 별다른 회신을 받지 못한 상태다.
지난해 12월 31일 일간스포츠는 '미등록 상태서 우규민 대리한 리코스포츠에이전시'라는 기사를 단독 보도했다. 리코스포츠에이전시는 12월 30일 홍준학 삼성 단장과 우규민 계약을 최종 협상할 때까지 우규민의 대리인으로 등록돼 있지 않았다. 이는 선수협이 정한 'KBO리그 선수대리인 규정' 위반이다. 당시 이예랑 리코스포츠에이전시 대표는 "무조건 내 잘못"이라고 관련 내용을 시인한 바 있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리코스포츠에이전시는 기사 이후 선수협에 '우규민과 12월 27일 대리인 계약을 마친 뒤 실수로 서류 제출을 누락했다'고 해명했지만, 홍준학 단장과 이예랑 대표는 FA 시장이 열린 직후인 11월 30일부터 우규민의 계약을 논의했다. 해명의 앞뒤가 맞지 않는다.
7일 중재위원회에 참석한 오동현 변호사는 "중재위원회 자체가 이 건을 징계할 수 있는 기구는 아니지만, 규정 위반은 명백하다. 그런데 제대로 된 소명이 오지 않았다"며 "12월 27일 이전에 (미등록 상태로) 대리 행위를 했는지에 대한 소명이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현재 복수의 선수를 고객으로 둔 한 대리인은 15일 일간스포츠와 통화에서 "이렇게 (사실 확인이) 오래 걸릴 사안인지 잘 모르겠다"며 "대충 넘어가자는 식으로 일을 진행하면 안 된다. 지난해 자격 정지를 당했던 에이전트가 아무 제약 없이 활동했다는 얘기도 있다. 이런 문제에 대해 (선수협이) 아무 방안을 세우고 있지 않았다는 거다. 동네 구멍가게가 아니지 않나. 이 문제를 그냥 넘긴다면 페어플레이를 한 대리인들은 억울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7일 중재위원회에선 김동욱 스포츠인텔리전스그룹 대표와 관련된 내용도 다뤘다. 김동욱 대표는 대리인 미등록 상태로 최형우(KIA)의 FA 계약(12월 14일 발표)에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김용기 사무총장은 "김동욱 대표 건은 중재위원회에서 내용이 소명됐다"며 "회의 내용을 정리해서 (리코스포츠에이전시의 추가 소명자료가 들어오면) 추후 논의 일정을 다시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선수협은 중재위원회 개최 일주일이 지나도록 막연하게 추가 소명이 들어오기만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