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한ㆍ일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룬 영웅들이 속속 K리그로 모여들고 있다.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프로축구에 신선한 열기를 불어넣을 호재로 주목 받는다.
프로축구 전북 현대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18일 중앙일보와 전화 통화에서 “박지성 전(40) 대한축구협회 유스전략본부장이 전북에 합류한다. 디렉터(이사)급 역할을 맡아 구단 운영과 선수단 기술 부문에 일정부분 역할을 할 것으로 안다. 상근직은 아니지만, 향후 구단과 꾸준히 소통하며 의견을 교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지성은 현역 은퇴 이후 지도자 대신 행정가 쪽으로 인생 진로를 결정하고 차근차근 준비해왔다. 2016년 국제축구연맹(FIFA) 마스터코스 과정에 합격해 2년간 전문성을 키웠다. 국제축구평의회(IFAB) 자문위원과 대한축구협회 유스전략본부장도 지냈다. 은퇴 이후 전 소속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글로벌 홍보대사 역할도 맡았다.
박지성이 전북에 전격 합류하며 2002년을 환히 빛낸 전설들의 ‘K리그 회귀’ 현상이 절정으로 향하는 모양새다. 지난해 김남일 감독과 설기현 감독이 각각 성남FC와 경남FC 지휘봉을 잡고 K리그 사령탑으로 팬들에게 첫 선을 보였다. 올해는 이영표 해설위원이 강원 FC 대표이사로, 홍명보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가 울산 현대 감독으로 각각 부임했다.
그라운드에서 지략 대결을 펼칠 감독들 뿐만 아니라, 구단 운영의 내실을 기할 행정가들까지 가세하며 K리그가 ‘2002년의 유산’으로 더욱 풍성해졌다. K리그 홍보대사를 거쳐 방송 예능계에서 맹활약 중인 안정환, 축구해설위원 현영민도 K리그 관련 콘텐트에 꾸준히 참여 중이다. 암 투병 중에도 인천 유나이티드 지휘봉을 잡고 1부리그 잔류를 함께 이룬 ‘기적의 사나이’ 유상철, 그리고 그를 측면 지원한 이천수 전 인천 전력강화실장의 스토리도 훈훈하다.
박지성의 전북 합류와 함께 완성 단계로 접어든 ‘프로젝트 응답하라 2002’가 올해 K리그 부활의 기폭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