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카드 알렉스(왼쪽부터)·한국전력 러셀·현대캐피탈 다우디·한국도로공사 켈시. IS포토 우리카드 외국인 선수 알렉스(30)는 최근 V리그 남자부에서 가장 뛰어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3라운드 6경기에서 득점(196점)과 공격 성공률(58.28%) 모두 리그 1위에 오르며 라운드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4라운드 4경기에서도 공격 성공률 62.07%를 기록하며 순도 높은 득점력을 과시했다.
포지션 전환이 탁월한 한 수였다. 신영석 우리카드 감독은 국내 에이스 나경복이 발목 부상으로 이탈하자, 레프트 알렉스를 라이트로 돌렸다. 레프트로 나설 때는 서브 리시브에 가담하며 수비 부담을 안았다. 라이트에서는 상대적으로 공격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알렉스는 특히 리그 1위 대한항공전에서 펄펄 날았다. 지난달 27일 열린 3라운드 경기에서 41점을 기록하며 우리카드의 세트 스코어 3-2 승리를 이끌었다. 12일 열린 4라운드 맞대결에서도 35득점, 공격 성공률 68.75%를 기록했다. 이 경기도 우리카드가 풀세트 접전 끝에 이겼다. 올 시즌 대한항공전 4경기 평균 득점은 30점. '강팀에 강한' 면모를 보여줬다.
지난 시즌(2019~20) 1위 우리카드는 2라운드까지 5승(7패)에 그치며 고전했다. 그러나 3~4라운드 10경기는 8승2패를 기록했다. 18일 기준으로 승점 38점. 3위 OK금융그룹과 승점 1점, 2위 KB손해보험과 2점 차에 불과하다. 알렉스가 소속팀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2라운드까지 남자부 최고 외국인 선수는 단연 케이타(20·KB손해보험)였다. 올 시즌 V리그에 입성한 그는 높은 점프력과 체공 시간을 활용해 상대 코트를 폭격했다. 1라운드 6경기 평균 득점은 41.5점, 공격 성공률은 55.99%였다. '만년 하위' KB손배보험을 상위권으로 이끈 것만으로 케이타의 기량과 영향력을 가늠할 수 있다.
반환점(3라운드 종료) 전후로 다른 외국인 선수들의 경기력도 눈길을 끌기 시작했다. 한국전력 러셀(28)은 서브 능력이 돋보인다. 올 시즌 출전한 22경기에서 세트당 0.786개를 기록하며 이 부분 1위를 달리고 있다. 2위 케이타(세트당 0.552개)와 격차도 크다. 지난달 25일 삼성화재전에서는 8개를 성공하며 올 시즌 한 경기 최다 기록을 썼다. 역대 한 시즌 최다 서브는 전 현대캐피탈 외국인 선수 파다르가 2018~19시즌 기록한 102개다. 러셀은 현재 93개. 기록 경신이 유력하다.
리그 입성 '2년 차' 다우디(26·현대캐피탈)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지난 시즌 대체 선수로 현대캐피탈에 입단해 22경기만 뛰고도 득점 부문 4위(548점)에 오르며 빼어난 공격력을 보여준 선수다. 올 시즌은 집중 견제를 받으며 고전했다. 현대캐피탈이 리빌딩을 추진하며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많이 준 탓에 다우디 의존도를 너무 높였다.
그러나 돌파구를 마련했다. 4라운드부터 블로킹과 수비에 적극적으로 가담하며 공격 외 기여도를 높이고 있다. 아직 4라운드 2경기를 남겨 두고 있지만, 디그와 블로킹 득점 모두 개인 한 라운드 최다 기록을 남겼다. 현대캐피탈은 최근 5경기에서 4승(1패)을 거뒀다. 다우디가 상승세에 기여하고 있다.
여자부에서는 한국도로공사 켈시(26)가 본색을 드러냈다. 켈시는 1, 2라운드 모두 30%대 공격 성공률을 기록했다. 다른 팀 외국인 선수에 비해 기량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루소(현대건설), 라자레바(IBK기업은행) 등 리그 '신입'과 자주 비교됐다. 그러나 4라운드 4경기에서는 공격 성공률이 45.12%까지 올랐다. 지난 13일 나선 1위 흥국생명전에서는 올 시즌 여자부 한 경기 최다 득점(49)을 기록하기도 했다. 한국도로공사의 3위 진입 레이스를 이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