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와 디스커버리채널코리아가 합작한 첫 공동 프로젝트 '싱어게인-무명 가수전'(이하 '싱어게인')이 독보적인 오디션으로 자리매김했다. 트로트 오디션 광풍 속 독자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16일 첫 시작을 알린 '싱어게인'은 이제 종영까지 단 3회가 남았다. 세상이 미처 알아보지 못한 재야의 실력자 혹은 지금은 잊힌 비운의 가수 등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주고자한 프로그램의 기획의도가 제대로 빛을 발해 다수의 무명 가수들이 유명 가수로 탈바꿈 되어갔다. 시청률은 화제성과 함께 가파르게 치고 올라가 현재 자체 최고 9%(닐슨코리아 수도권 유료가구 기준)를 기록하고 있다.
대세의 흐름인 트로트가 아닌 비주류 가수들 혹은 무명 가수들에 초점을 맞췄다. 히트곡은 있지만 얼굴이 잘 알려지지 않은 사람도 포함됐다. 부제부터 프로그램이 하고자 하는 바를 확실하게 전하면서 차별화 전략을 꾀했다. 또 하나의 특징은 프로그램 내에서 가수의 이름이 아닌 '몇 호 가수'란 호칭으로 불렸다. 모두가 동등한 조건에서 라운드별 미션에만 집중했다. 이전에 그가 어떤 가수였는지, 어떤 활약을 했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오로지 '싱어게인' 내에서 보여주는 무대로 평가를 받는 방식이었다. 이름이 아니다 보니 기존에 가지고 있던 이미지나 편견에서 벗어나 오롯이 노래 실력으로, 가지고 있는 개성으로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
뭐니 뭐니 해도 오디션 프로그램의 백미는 원석 발견이다. 이 프로그램엔 가수 지망생이 없다. 다양한 장르를 소화해온 가수들이 출연해 다년간 쌓인 자신만의 노하우를 풀어냈다. 때론 혹독한 혹평을 때론 극찬의 극찬을 더하며 라운드를 거듭했다. 한 분야에 집중하지 않아 다채로운 음악을 즐길 수 있었고 이 과정에서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원석들이 줄지어 출격했다. 첫 출연 당시 무대가 유튜브 조회 수 1400만 뷰를 돌파한 '찐' 무명 63호 가수나 '오디션계 혁명'이라 불리는 30호 가수·유일무이한 음색을 가진 47호 가수·단체 소름을 유발하는 로커 29호 가수 등이 시선을 압도했다.
MC 이승기와 심사위원들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깔끔한 진행과 유쾌한 입담으로 웃음을 선사하는 이승기, 여기에 심사위원장 유희열과 심사위원 규현으로 이어지는 삼색 케미스트리가 꿀잼을 선사한다. 짓궂은 농담으로 상대를 놀리고 그 놀림에 반격을 가하고 '티키타카'가 좋아 오디션 현장 자체를 밝게 만든다. 어수선하지 않은 분위기 속 균형을 잡고 있어 '싱어게인' 자체에 대한 호감 지수, 본방 사수 욕구를 끌어올리고 있다.
'싱어게인' 윤현준 CP는 "사랑을 많이 받은 만큼 유종의 미를 거둬야 하니 막바지까지 최선을 다하고 있다. '무명 가수전'인데 제목 안에 무명이란 뜻도 있지만, 이들이 좀 더 유명해졌으면 하는 바람이 컸다. 어느 정도 기대한 성과가 나오는 것 같아 기쁘다. 보람을 느끼고 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현장 분위기가 진짜 좋다. 심사위원들은 MC 이승기의 진행에 찬사를 보내고, MC도 심사위원들을 좋아한다. 특히 유희열·규현·이승기의 삼각구도가 유쾌함을 선사한다. 참가자 중심의 오디션이다 보니 이들의 티키타카를 좀 더 많이 넣을 수 없어 아쉽다"라고 귀띔했다. 아울러 심사위원들이 무명 가수들에게 매 회 진심 어린 조언을 건네 20호 가수는 '행복한 성장중'이라고 표현했다. "우리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사람들은 가수 지망생이 아니라 가수다. 그런데 자기가 자기 음악을 하고 고민만 할 뿐이지 정작 조언을 구할 때는 없다고 하더라. 그래서 더욱 조언 하나하나가 소중한 것이다. 출연자 중 가장 인지도가 높은 33호 가수조차도 조금 더 성장하고 싶어 출연한 것이다. 그걸 보면 이들이 조언에 대해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하는지를 엿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남은 여정은 톱10과 함께하는 세미 파이널과 파이널 무대다. 윤 CP는 "전체를 다 생방송으로 하면 좋겠지만 코로나19 상황이라 부분 녹화를 할지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 요즘 추세가 사전 녹화를 하고 시청자의 판단을 구해야 하는 부분에 있어서만 생방송을 하는 경우가 많아 막바지까지 고심하고 있는 단계다. 톱10의 이름을 공개할 때도 그렇고 파이널 무대도 그렇고 관객들이 없는 게 너무 아쉽다"라고 토로하면서 "지금까지 심사위원 평가로 진행해왔지만 결국은 대중의 사랑을 많이 받아야 유명 가수고 대중 가수가 될 수 있지 않나. 시청자 투표를 고려하고 있다. 그 비중을 얼마나 반영할지는 논의하고 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