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수감 후 첫 '옥중 메시지'를 밝혔다. 재벌 총수들의 구속 여부가 기업가치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24일 한국거래소와 인포맥스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삼성·SK·현대차·롯데·한화·CJ·오리온 등 주요 그룹 총수가 수감된 총 9개 사례 중 7개 사례에서 총수 수감 기간 그룹 지주사 등 대표 종목의 상승률이 코스피를 상회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지난 18일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서 실형을 받아 재수감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공백이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최근 사례를 보더라도 총수의 구속이 기업가치 하락으로 직결되지 않았다. 이 부회장은 국정농단 사건으로 2017년 2월 17일부터 2018년 2월 5일까지 수감된 바 있다. 이 기간 삼성전자의 주가는 25.46% 상승하며 코스피(21.31%)의 상승분보다 높았다.
주요 그룹 총수 수감 기간 그룹 주력사 주가 및 코스피 상승률.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횡령 등 혐의로 수감된 2013년 1월~2015년 8월 SK 주가는 198.56%나 뛰어올라 코스피(0.97%)를 한참 상회했다. 한화의 경우 김승연 회장은 수감 기간에도 두 차례 모두 주가가 상승했다. 김 회장은 보복폭행 사건(2007년 5~9월), 부실 계열사 부당 지원 사건(2012년 8월~2014년 2월)으로 수감 생활을 했다. 이 기간 한화의 주가는 각각 35.51%, 14.08% 상승해 코스피(+14.76%, -1.72%)를 앞질렀다.
현대차그룹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정몽구 명예회장은 비자금 조성·회삿돈 횡령 등 혐의로 2006년 4~6월 수감됐다. 이 기간 코스피가 –14.11%로 하락했다. 하지만 현대차의 주가는 7.7% 하락하는 데 그쳐 수장 공백에도 주가는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현 CJ 회장은 2013년 7월 횡령 등 혐의로 구속 수감됐다가 2016년 8월 광복절 특사로 풀려났다. CJ 주가는 이 기간 무려 76.21% 뛰어올라 코스피(+9.95%)를 크게 웃돌았다.
지난 18일 이 부회장의 구속 여파로 삼성그룹주 시총은 총 28조원 감소했다. 하지만 지난 22일 종가 기준으로 삼성그룹주 시가총액은 797조2000억원으로 18일(775조6000억원)보다 21조6000억원이 늘었다. 구속으로 인한 폭락 여파를 이미 77% 만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