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듀스 101'이 일본에서 시즌2를 진행한다. 국내에선 투표 조작으로 몸살을 앓은 프로그램이지만 일본 시장에선 각광받는 포맷으로 자리매김했다.
언택트 '프듀' 지난 30일 '프로듀스 101 재팬2' 제작진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101명의 연습생 얼굴을 공개했다. '프듀 101 재팬2'는 2019년 방송된 시즌1에 이어 새로운 11인조 보이그룹을 뽑는 글로벌 프로젝트다. 코로나 19 시국에 언택트 방식을 택해 '재팬2'만의 차별화를 뒀다. '지금은 아직 서로 직접 만날 수 없지만(UNTACT) 디지털을 통해 더 친밀하게 연결한다(ON)'는 의미를 부여해, 본방송 전 프로그램에 진출 할 60명을 온라인으로 결정한다. 41명이 탈락하는 1차 예선 방식은 101명의 연습생이 올린 공식 영상을 통해 평가한다. '1분 자기소개', '인터뷰', '과제곡(자유노래)'를 통해 연습생들의 잠재력, 끼와 재능을 국민 프로듀서들이 확인할 수 있다. 투표 기간은 2월 1일부터 10일까지로 100% 투표를 통해 60명을 결정하게 된다. 쟈니스 주니어 출신으로 국내 팬들에게도 익숙한 타지마 쇼고도 도전장을 내밀어 관심을 모은다. '프로듀스' 포맷은 국내에선 투표 조작 사건으로 신뢰를 잃은 반면, 일본 시장에선 기대감이 크다. 시즌1의 프로젝트 그룹 JO1(제이오원)은 코로나 19 시국에 대대적인 콘서트를 열진 못했지만, 지난해 3월 발표한 데뷔 싱글 '프로토스타(PROTOSTAR)', 8월 공개한 '스타게이저(STARGAZER(OH-EH-OH))', 12월 낸 첫 정규 앨범 '더 스타(The STAR)'로 각종 차트에서 정상을 찍었다. '2020 MAMA'에서는 JO1이 2부 오프닝을 맡았으며 '베스트 뉴 아시안 아티스트상'도 받았다. 최근 데뷔 1주년을 맞아 사랑과 응원을 보내준 팬들에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대중문화 주도권은 K팝에"
이같은 JO1의 행보는 CJ EMN의 노하우와 일본 요시모토흥업의 매니지먼트 및 프로모션 역량이 시너지를 낸 결과로 평가되고 있다. CJ ENM과 요시모토의 합작법인인 라포네엔터테인먼트가 JO1의 콘셉트와 방향성 등을 포함, 앨범 제작, 마케팅, 홍보 등 그룹 활동 전반을 맡고 있다. 한국의 JYP엔터테인먼트와 일본 소니뮤직의 합작 걸그룹인 니쥬(NiziU)도 비슷한 방식으로 결성돼, 현지에서 역대급 데뷔 돌풍을 일으켰다. 일본 대표 모바일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라인(LINE)의 라인리서치에 따르면 니쥬는 1020세대가 선택한 '앞으로 유행할 걸그룹'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성별을 불문하고 조사 1위를 기록했고, 여성의 48%가 선택한 걸그룹으로서 전폭적인 선택을 받아 눈길을 끌었다. 또 작년 6월 발표한 프리 데뷔곡 ‘메이크 유 해피(Make you happy)’는 10월 스트리밍 부문에서 플래티넘(1억회 스트트리밍)을 인증받았고, 12월 2일 일본에서 발매한 니쥬의 정식 데뷔 싱글 '스텝 앤드 스텝(Step and a step)'은 25만장 이상의 출하량을 보인 음반에 수여되는 플래티넘을 획득했다. 니쥬는 현재 한국에서 신보 준비에 한창이다. JO1, 니쥬 등 K팝 시스템에서 자란 그룹들이 J팝 시장을 사로잡으면서 현지에선 'K팝과 손잡은 일본 회사만이 살아남는다'는 기사도 났다. 전 세계 음원 스트리밍량이 증가하고 관련 사업을 확장하는 반면, 일본에서는 악수회(팬사인회)를 통한 상술에 불과한 음반 판매에만 매진한다는 자성을 담았다. 일본 대중문화 전문가들은 대중문화 주도권이 이미 한국으로 넘어갔다는 냉정한 평가도 내놨다. 미국 컬럼비아대 동아시아연구소가 뉴욕에서 연 'K팝 100주년 기념 심포지엄'에서는 "일본 음악의 영향을 받아 발전해온 K팝이 이제 J팝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전문가 진단이 조명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