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헌 넥슨 대표가 통 큰 결단을 했다. 코로나19로 경제 전망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직원 임금을 파격적으로 올렸다. 국내 최고 수준 연봉으로 우수 인재를 확보해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초격차’ 글로벌 게임사로 거듭나겠다는 포석이다.
넥슨은 회사의 지속적인 성장 전략과 우수 인재 확보로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임금체계를 대폭 상향 개편한다고 1일 밝혔다.
이에 올해부터 신입사원의 초임 연봉을 개발직군 5000만원, 비개발직군 4500만원으로 크게 상향 적용한다.
넥슨 관계자는 “고용노동부에서 공개한 직원 500명 이상 대기업의 2020년 대졸 신입 사무직 근로자의 평균 연봉이 3347만원임을 감안할 때 국내 기업 중 최고 수준이다”고 말했다.
넥슨은 또 직원의 2021년 연봉을 일괄적으로 800만원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전사 평균 인상률은 지난해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한 13%로, 연차가 낮을수록 더 높은 인상률을 적용받게 된다. 성과에 대한 보상 지급 기조도 바꾼다. 큰 성과를 낸 조직과 개인에게는 그에 걸맞은 최고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한다는 방침이다.
넥슨은 2018년 이후 중단된 신입 및 경력직 공채도 올 상반기에 재개할 계획이다.
넥슨이 이처럼 파격적으로 사람에 투자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2년 전 매각 추진 때만 해도 인적·물적 구조조정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매각이 불발된 이후 이정헌 대표는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초격차’를 경영 목표로 내걸고 다시 비상에 나섰다. 이번 파격적인 임금 인상은 그 연장선에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불확실의 시대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초격차의 글로벌 기업이 돼야 한다는 판단에 인재에 대한 과감한 투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지난해부터 넥슨이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어떤 경쟁력을 갖춰야 할지 많은 고민을 해왔다”며 “일회성 격려보다는 체계적인 연봉 인상을 통해 인재 경영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넥슨 관계자는 "이번 임금 인상 결정은 이정헌 대표의 결단"이라며 "이 대표는 넥슨을 초격차 글로벌 게임사로 우뚝 서기 위해서는 우수한 인재가 오고 싶어하는 회사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달 3년 임기가 끝나는 이 대표는 재임 기간에 'V4'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피파모바일' '바람의나라:연' 등 신작 성공에 국내 게임사 최초 연간 매출 3조원 돌파를 앞두는 등의 성과로 연임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