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속담에 ‘작은 고추가 맵다’는 말이 있다면서요. 브라질산 작은 고추는 더 맵습니다.”
프로축구 K리그2(2부) 대전 하나시티즌 공격형 미드필더 에디뉴(26·브라질)의 키는 1m58㎝다. K리그 역대 최단신 선수다. 종전 최단신이었던 김현욱(26·전남 드래곤즈), 레오(38·전 대구FC·브라질)보다 2㎝ 작다. 동계 전지훈련 중인 에디뉴를 2일 제주 서귀포의 팀 숙소에서 만났다.
에디뉴는 아틀레치쿠 미네이루(브라질)에서 뛰다가 지난해 7월 대전에 입단했다. 1년간 임대다. 에디뉴는 한국이 첫 해외 무대다. 그래서였을까. 적응에 시간이 걸렸다. 10경기 동안 무득점이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익숙해지자 무섭게 뛰어올랐다. 마지막 네 경기에서 5골을 몰아쳤다. 25라운드 전남 드래곤즈전에서야 마수걸이 골을, 그것도 2골을 넣었다. 26라운드 안양FC전에서 또 한 번 멀티 골을 쐈다. 덕분에 대전은 극적으로 4위를 차지했고 승격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그는 준플레이오프 경남FC전에서도 골을 터뜨렸다. 반년만 뛰고도 K리그2 베스트11에 선정됐다. 그는 “적응을 마쳤다. 100% 상태인 새 시즌에는 실력을 제대로 발휘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에디뉴는 폭발적인 드리블로 득점 기회를 만들거나 직접 슈팅으로 골을 노리는 ‘해결사형 미드필더’다. 축구 역사상 최고 단신 드리블러인 디에고 마라도나(아르헨티나·1m64㎝)를 닮았다. 롤모델도 마라도나다. 6살 때 처음 축구를 시작한 그는 마라도나 골 하이라이트 비디오를 무한 반복해서 봤다. 그는 “작지만 빠르고 날카로운 플레이에 반했다. 그처럼 되기 위해 노력했다. 브라질의 라이벌인 아르헨티나 선수를 동경한다고 해서 종종 핀잔을 들었다. 그래도 마라도나는 늘 내 우상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전 입단 직후 동료들이 허정무 이사장이 내 영웅 마라도나를 발로 걷어차는 영상을 보여줬다. 깜짝 놀랐다. 허 이사장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5남 4녀 중 8번째인 에디뉴는 남자 형제 중 가장 왜소했다. 키가 너무 작아 ‘아너웅’(포르투갈어로 난쟁이)이라는 놀림도 받았다. 하지만 축구는 제일 잘했다. 드리블은 그가 살던 지역에서 막을 사람이 없었다. 재능에 노력을 더했다. 브라질 리그에서는 선수가 개인 훈련하는 경우가 드물다. 에디뉴는 10대 초반부터 밤마다 공터에 나가 슈팅으로 깡통 맞히는 훈련을 했다. 어두운 곳에서 공을 차다 보니 눈보다 다른 감각에 의지해야 했다. 그게 골 결정력으로 직결됐다. 그는 “현대 축구에서는 자신만의 확실한 무기가 있다면 키는 문제가 안 된다”고 강조했다.
새 시즌을 앞두고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했다. 동계 훈련 기간에 몸무게를 3㎏ 줄였다. 현재 65㎏이다. 체질량 지수(체지방율)도 10.5%로 2% 정도 줄였다. 에디뉴는 “좋아하는 삼겹살을 안 먹고 있다. 덕분에 달릴 때 몸이 바람처럼 가볍게 느껴진다. 이젠 허 이사장 같은 수비수라도 나를 잡지 못할 것”이라고 자랑했다. 이민성 대전 감독은 “지난 시즌보다 많이 좋아졌다. 완벽하게 적응했다. 2021시즌 우리 팀 핵심선수”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에디뉴는 “10골로는 만족 못 한다. 그보다는 훨씬 더 많이 넣어 대전을 우승으로 이끌고 1부 승격을 선물하겠다. 헤딩골도 꼭 넣어서 팬들은 놀라게 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