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한 시장에서 구매한 오징어를 끓는 물에 넣자 이내 형체가 녹아 사라지는 영상이 공개돼 중국 당국이 조사에 착수했다.
칸칸신원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중국 쓰촨성 청두시에 사는 한 여성은 지난달 25일(현지시간) 시장에서 산 오징어를 물에 넣고 데쳤더니 몇분 후 오징어가 사라졌다는 영상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했다.
영상에 따르면 해당 여성이 오징어 2마리를 뜨거운 물에 넣고 끓인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오징어 형체가 물에 녹아 사라졌다. 물은 전분을 푼 듯 하얗게 변했다.
영상이 공개된 이후 중국 일부 네티즌들이 “영상을 조작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자 여성은 다음날 같은 곳에서 구매한 오징어라면서 오징어를 데치는 과정 전체를 공개했다.
여성은 성인 손바닥 크기의 오징어 2마리를 물에 넣은 뒤 스톱워치를 작동시켰다. 오징어를 물에 넣고 끓인 지 5분여가 지나자 오징어가 녹아내리기 시작했고 이후 형체는 완전히 사라졌다. 투명하던 물은 흰 쌀죽처럼 걸쭉하게 변했다.
여성은 “시장에서 이런 것을 팔아도 되는지 걱정이다”라고 했고 네티즌들이 “가짜 오징어” “접착제로 만든 듯” 등 의혹을 제기했다.
중국은 그간 플라스틱 쌀, 고무 달걀, 종이로 만든 무, 멜라민에 오염된 분유, 폐타이어로 만든 버블티 등 수십 차례에 걸쳐 가짜 식자재를 생산 및 유통해 '짝퉁의 나라'라는 오명을 받고 있다.
이번 ‘가짜 오징어’ 논란에 대해 전문가들은 “접착제로 오징어를 만드는 것은 기술적으로도 어렵고 비용도 더 든다”며 “접착제로 만든 오징어가 아닐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농업대 한 부교수는 “냉동과 해동을 반복해 생긴 문제”라며 “이로 인해 세포가 파괴돼 세포 내 수분이 유출된 것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다른 해산물에서도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의혹과 관련해 청두 시장감독관리국은 지난달 27일 오징어를 판매한 가게에서 시료를 확보해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