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계 '학폭(학교 폭력)' 논란이 점차 거세지고 있다. 예상대로 불씨가 옮겨붙었다. 이재영, 이다영(이상 25·흥국생명) 쌍둥이 자매의 학교 폭력을 폭로한 또 다른 피해자가 나왔다
지난 10일 이재영과 이다영에게 폭력을 당한 피해자가 한 커뮤니티에 관련 사실을 21가지 항목으로 구분해 상세하게 올렸다. 실명을 거론하지 않고 '가해자'라는 표현을 썼지만, 네티즌은 어렵지 않게 이재영과 이다영을 유추했다. 해당 선수들은 논란이 커지자 사실을 인정하고 자필 사과문을 남겼다.
남자 배구도 학폭 논란이 불거졌다. 지난 13일 한 커뮤니티에서 '현직 남자 배구선수 학폭 피해자입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피해자는 구타로 인해 고환 봉합 수술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 글에서도 신상은 어렵지 않게 유추할 수 있었다. 몇 시간 뒤 OK금융그룹이 "소속 선수 송명근과 심경섭이 학교 폭력과 관련되어 사죄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구단은 사과의 마음을 전했다고 했지만, 피해자는 "평생 연락 한 번 없다가 (글이 기사화되고 나서야) 연락이 왔다"며 한탄했다.
하루 만에 다시 폭로 글이 나왔다. 13일 한 커뮤니티에 '또 다른 피해자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번에도 이재영과 이다영에게 피해를 당했다는 내용이다. 글을 올린 A씨는 전주 근영중학교 배구팀에서 함께 선수 생활을 했다며, 선수 생활 이력 증명서 등 관련 증거를 첨부했다.
A씨는 "기숙사 생활을 하는 데 (두 선수가) 장난기도 지나치게 심하고 성격도 자기 기분대로만 하는 게 엄청 심했다"며 "우선적으로 제일 기본인 빨래도 자기 옷은 자기가 정리를 해야 하는데 그 부분도 동료고 후배고 할 것 없이 시키기는 마련이고, 틈만 나면 자기들 기분 때문에 무시하고 욕하고 툭툭 쳤다"라고 전했다.
이어 "기숙사 안에서 (두 선수가)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없을 때는 부모님께 이야기를 계속해오는 것도 일상이었다. 그 둘이 잘못을 했을 때도 부모님께 말을 하여 결국엔 단체로 혼나는 날도 잦았다"라고도 전했다.
A씨는 피해 사실뿐 아니라 최초 피해자가 나온 뒤 흥국생명이 보여준 미온한 대처를 꼬집었다. 흥국생명은 "현재 이재영과 이다영의 상태가 매우 좋지 않아 심신의 안정을 취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징계를 유보하는 듯한 입장을 남긴 바 있다.
A씨는 "징계를 받아들일 수 있는 상태가 돼야 한다는데 왜 그래야 되는 거죠? 그렇게 어렸던 누군가는 그런 일을 받아들일 수 있어서 참아왔던 것입니까? 안정을 취해야 하는 상황이요? 다른 누군가는 누군가에 의해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부정적인 생각들과 삶을 살고 있다는 생각은 안 해보신 건가요? 이런 식으로 조용히 잠잠해지는 걸 기다리는 거라면 그때의 일들이 하나씩 더 올라오게 될 겁니다. 아직도 조용히 지켜만 보고 있는 사람이 있을 테니까요"라는 글을 붉은색으로 남겼다.
이어 해당 선수들을 향해 "너희 전 재산을 다 줘도 피해자들 받았던 상처 하나도 안 없어져"라며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