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안치홍이 스프링캠프에서 타격 훈련을 하고 있다. 롯데 제공 롯데 안치홍(31)에게 2021시즌은 상당히 중요하다. 2+2년 옵션 계약 연장을 앞둔 그는 "부담 갖지 않고, 지난해 부족했던 점을 보완해 '올해엔 잘하자'는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올겨울 안치홍은 알차게 준비했다. 지난해 스프링캠프 때는 몸 상태가 10~20%밖에 안 됐는데, 현재는 80%까지 올라왔다고 한다. 그는 "2019시즌을 손가락 부상으로 조기 마감하고 4~5개월 동안 치료만 받으면서 쉬었다. 지난해 롯데 합류 당시에는 몸만들기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라고 안타까워했다.
그가 올 시즌 의욕을 불태우는 건 지난 시즌 활약이 못내 마음에 걸려서다.
안치홍은 2020년 친정팀 KIA를 떠나 롯데에서 새로 둥지를 틀었다. 센터라인이 약했던 롯데는 안치홍이 합류하면서 전력 상승효과를 기대했다.
지난해 안치홍의 성적은 124경기에서 타율 0.286, 8홈런, 54타점이었다. 커리어 하이를 기록한 2018년(타율 0.342, 23홈런, 118타점)과 비교가 불가했다. 롯데는 포스트시즌 진출 경쟁을 벌였지만, 결국 7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은 영향도 있지만, 안치홍은 심리적 요인에서 기대에 못 미친 원인을 찾는다. 그는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컸다. 또 (컨디션이 완벽하지 않은 상황에서) 마음이 급했다"라고 돌아봤다. 지난해 한 시즌을 뛰면서 팀에 적응하고, 부담감도 줄였다고 한다.
누구보다 성실한 그는 지난 시즌 막판 부진 탈출의 '열쇠'를 찾았다. 개막 후 8월까지 타율 0.272에 그쳤던 그는 9월 이후 38경기에서 타율 0.333, 4홈런, 19타점으로 좋은 활약을 펼쳤다. 그는 "지난해 후반기부터 조금씩 타격감을 찾는 느낌이었다. 이런 느낌을 유지하려고 비시즌 타격폼에 특별히 변화를 주지 않았다"라며 "좋았을 때와 부진할 때 영상을 비교 분석하며,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2루수에 애착이 큰 그는 "지난해 중반까지는 괜찮았는데 부상 복귀 후 움직임이 느려졌다. 이런 점을 보완하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비시즌 가동범위를 넓히고, 체력 상승을 위한 훈련에 집중했다.
안치홍의 올해 성적은 롯데 잔류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그는 지난해 1월 롯데와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2+2년 계약을 했다. 당시 2+2년 최대 56억원의 계약을 맺었는데, '+2년'은 롯데가 재계약을 원할 때 이를 수락하거나, 안치홍이 이를 거부하고 다시 FA를 선언할 수 있는 조건이다. 롯데 역시 계약 연장을 거부하고 바이아웃 조항에 따라 1억원을 지급하며 결별할 수도 있다.
안치홍은 "계약을 생각하고 뛰면 부담을 갖게 될 것이다. 단지 지난해 부족했던 점을 올해 잘하자는 마음뿐"이라고 강조했다. 개인적인 목표를 수치로 정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2017년과 2018년 같은 시즌을 보내고 나면 최소한 '그렇게 해야지'라는 기준점이 생기더라"며 목표치를 에둘러 표현했다. 그는 2017년 타율 0.316, 21홈런, 93타점을 기록했고, 2018년에는 타율-홈런-타점 모두 커리어 하이를 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