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권이 2021 스프링캠프에서 몸을 풀고 있는 모습. KT 제공 KT '불펜 에이스' 주권(26)이 홀드왕 2연패 도전 의지를 드러냈다.
주권은 2020시즌 77경기에 등판해 6승2패, 31홀드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2.70. 리그 홀드왕에 오르며 개인 첫 타이틀홀더가 됐다. 2019시즌에도 70경기 이상 등판했고, 2점(2.99)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팀 기여도, 성적 모두 정상급 셋업맨으로 인정받고 있다.
오프시즌 동안 마음 고생을 했다. 구단과의 연봉 협상에서 타협점을 찾지 못했고, 연봉 조정을 신청했다. 주권은 2억 5000만원을 요구했고, 구단은 2억 2000만원을 제시했다. 결국 2011년 이대호(롯데) 이후 10년 만에 연봉 조정위원회가 열렸다. 2002년 류지현(현 LG 감독·당시 LG) 이후 한 번도 선수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았다. 그러나 주권은 1월 25일 열린 조정위원회에서 가치를 인정받았다. 연봉 조정 신청에 대한 선수와 구단의 인식이 달라질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
주권은 이제 2021시즌만 바라본다. 스프링캠프를 통해 상대적으로 약했던 우타자 승부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한 번 오른 '정상' 자리를 내줄 생각도 없다. 최종 목표는 소속팀 KT의 도약. 지난해 정규시즌 2위에 오른 KT가 더 올라갈 위치는 정상뿐이다. 다음은 17일 KT 스프링캠프 현장(기장·현대차 드림볼파크)에서 만난 주권과의 인터뷰.
-첫 국내 캠프다. 컨디션은 어떤가. "매년 따뜻한 외국에서 시즌 준비를 했다. (기장군) 날씨가 안 좋을 때도 있지만 개의치 않는다. 어떤 상황에서도 다가올 시즌을 준비해야 한다. 선수단 모두 잘 최선을 다하고 있다."
- 2년(2019~20시즌) 연속 70경기 이상 등판했다. 비시즌 몸 관리는. "내가 (지난 2년 동안) 무리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시즌 준비를 잘해야 한다는 생각뿐이다. 체력과 근력을 보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올해도 70경기 이상 등판할 수 있나. "감독님께서 (마운드에) 내보내주신다면 할 수 있다."
- 2020시즌 홀드왕이다. '더 잘 해야 한다'는 마음이 커졌을 것 같다. "매년 스프링캠프마다 '올 시즌 더 잘해야지', '지난해 잘했으니 이어가자'는 마음가짐이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내가 하던 대로, 해온 대로 하자'는 마음이 더 커졌다. 개인 성적도 중요하지만, 팀이 잘하는 게 더 중요하다."
- 보완점이 있다면. "나는 투 피치(직구·체인지업) 투수다. 체인지업은 우타자에게는 잘 통하지 않기 때문에 슬라이더나 포크볼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 스프링캠프 동안 연마하겠다. 상대적으로 우타자에게 약한 편이지만 그 편차를 줄이는 시즌을 만들고 싶다."(주권은 2020시즌 우타자 상대 피안타율 0.247, 좌타자 상대 0.199)를 기록했다.
- 연봉 조정 신청에서 승리했다. 구단과 불편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 "다가올 시즌 '더 잘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러나 단장님께서 '그런 생각하지 말고, 눈치도 보지 말아라'고 해주셨다. 편안한 마음으로 훈련을 잘하고 있다."
- 조정위원회를 앞두고 좋은 결과를 예상했나. "항상 선수 측이 좋지 않은 결과를 받아서 기대는 크지 않았다."
- 마무리 투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안 해봤나. "안 해봤다. 언제 어떤 상황에서 등판하든, 임무 완수가 중요하다. 보직은 중요하지 않다."
- 목표가 있다면. "KT가 작년에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한 단계 더 올라가고 싶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하고 싶다. 개인 목표는 올해도 홀드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