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김단비(오른쪽). WKBL 제공 인천 신한은행의 김단비(32·180㎝)가 플레이오프를 앞둔 각오를 말했다. “이럴 거면 플레이오프에 왜 올라왔냐는 말 듣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17일 열린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경기에서 삼성생명을 79-65로 꺾었다. 현재 3위에 올라 있는 신한은행은 이미 4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한 상태다.
젊은 선수들이 많은 신한은행에서 베테랑 김단비는 플레이오프에서 확실한 팀의 중심 노릇을 해야 한다. 14년차에 접어든 김단비는 경험도 많지만, 무엇보다 리그 최고 수준의 슈터로서 자리매김한 이후로도 계속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김단비는 올 시즌 슈터가 아니라 파워포워드 역할을 주로 해냈다. 정상일 신한은행 감독은 “센터 김연희가 십자인대 부상을 당하면서 올 시즌 김단비가 포스트 플레이까지 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며 김단비의 포지션 변경 이유를 설명했다.
정상일 감독은 “김단비가 원래 힘이 좋은 선수여서 골 밑에서 플레이하는 게 어색하지 않았다. 또 포지션 변경 후 노력까지 더해져 바뀐 포지션에 성공적으로 적응했다. 기록상 모든 면에서 업그레이드가 됐다. 올 시즌 외국인 선수가 없기 때문에 기록이 좋아진 것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농구 실력이 확실히 업그레이드됐다”고 말했다.
김단비는 외곽에서 기회가 생기면 3점을 던지는 슈터 역할은 당연히 해내고 있다. 그러면서 활동 반경이 더 넓어져 득점(평균 18.89점), 리바운드(평균 9.07개), 블록(평균 1.39개)에서 커리어 하이를 기록 중이다. 야투성공률(77.2%)은 2014~15시즌(78%) 이후 최고 기록이다.
김단비는 삼성생명전 승리 후 인터뷰에서 “플레이오프에 올라온 팀 답게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리겠다”고 했다.
정상일 감독은 “플레이오프 대진이 아직 정해진 건 아니지만, 정규리그 우승팀이 챔프전에 직행하던 종전과 달리 정규리그 1위-4위, 2위-3위팀이 크로스로 만난다. 이변이 생길 가능성이 좀 더 생긴 것 아닌가. 여자농구가 결코 뻔하지 않고 재미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