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점유율 1위 넷플릭스가 올해 K-콘텐트에만 약 55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통신사 망 사용료 미지급 논란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넷플릭스는 25일 온라인 로드쇼 'See What's Next Korea 2021'에서 한국 오리지널 콘텐트 신규 라인업을 공개했다. 물과 식량 부족에 빠진 미래의 지구를 배경으로 한 '고요한 바다', 탈영병들을 쫓는 '군무이탈 체포조' 소속 병사의 이야기를 그린 'D.P.' 등 오리지널 시리즈와 영화를 비롯해 예능까지 다양한 장르의 신작을 대거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행사에 참석한 넷플릭스 한국 및 아시아 지역 콘텐트 담당 김민영 총괄은 "올해 약 5억 달러를 한국 콘텐트에 투자할 것"이라며 "전 세계가 즐길 수 있는 한국 콘텐트를 만들고, 국내 제작 업체가 동반성장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넷플릭스는 지난 2015년부터 약 7700억원을 한국 콘텐트에 쏟았다. 최근에는 영화 '승리호', 드라마 '스위트홈' 등이 잇따라 흥행하며 투자 효과를 톡톡히 봤다. 올해 1월에는 경기도 파주와 연천 두 곳의 총 1만6000㎡ 규모 스튜디오와 장기 임대 계약을 체결하며 콘텐트 제작 환경을 개선했다.
김민영 총괄은 "한국 콘텐트는 디테일에 굉장히 집중한다. 이야기가 되는 사건은 물론 캐릭터의 감정도 중요하게 여긴다"며 "시청자에게 즐거움을 주는 개성 있는 이야기를 발굴해 전 세계적으로 공감하는 콘텐트를 만들 것"이라고 했다.
또 김 총괄은 국내 상륙 예정인 '디즈니 플러스'를 비롯해 국내 플랫폼과의 경쟁 현황을 묻자 "선택지가 늘어나 산업 전체가 동반성장하는 것은 굉장히 고무적"이라며 "작은 파이(영역)를 가지고 싸울 때는 아니다. 저희는 해온 대로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최근까지 논란이 되고 있는 망 사용료 미지급 문제에 대해서는 "수년간 전 세계 통신사와 협업하고 있다. 시청자가 고품질의 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며 "ISP(인터넷서비스제공업자)와 소비자에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현재 넷플릭스는 우리나라에서 서비스를 운영하며 통신사에게 인터넷 망 사용료를 내지 않고 있다. 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SK브로드밴드,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통신사에 매년 약 700억원을 사용료로 내고 있다. 카카오도 매년 약 300억원을 통신사에 지불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외 기업과 국내 기업 간 역차별이 심화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