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개막특집] 전북 김상식 감독의 '화공(화끈한 공격) 선언' "평균 2골 이상 넣겠다"
등록2021.02.26 06:00
김상식 전북 신임 감독이 2021시즌 '화끈한 공격' 축구를 약속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2021 K리그1(1부리그)이 드디어 베일을 벗는다. 오는 2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전북 현대와 FC 서울의 공식 개막전을 시작으로 8개월 간 대장정에 들어간다.
올 시즌 화두는 '절대 최강' 전북의 5연패 달성 여부다. 지난 시즌까지 4년 연속 우승에 성공한 전북은 올 시즌을 앞두고 변화를 맞이했다. 수장이 바뀌었다. 전북 코치로 오랜 시간을 보낸 김상식(45)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았다. 그에게 전북의 우승은 '당연한 과제'다. 리그를 선도하는 구단으로서 우승과 함께 팬들이 열광하는 축구를 선보여야 한다는 책임감도 따른다.
이 두 가지를 모두 품기 위해 김상식 감독이 내놓은 화두가 '화공(화끈한 공격)'이다. 전북은 '닥공(닥치고 공격)'이라는 K리그 최고 히트상품을 만든 구단이다. 김상식 감독은 '닥공'을 업그레이드한 '화공'으로 리그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다는 각오다.
일간스포츠와의 인터뷰에 응한 김상식 감독에게서 '화공'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그는 먼저 '경기당 평균 2골'을 선언했다. 김상식 감독은 "전북이 '닥공'이라고 했지만 최근 몇 년 동안 평균 2골이 되지 않았다. 1.8골 정도였다. 해외 빅리그의 강호들을 보면 평균 2골이 넘는다. 바이에른 뮌헨은 2.9골이다. 전북도 '닥공'을 넘어 화끈한 공격을 더해서 2골을 넘겨야 한다. '화공'은 그렇게 붙여진 이름"이라고 설명했다.
김상식 감독의 말대로 최근 '닥공'의 파괴력은 줄어들었다. 최강희 감독이 떠나고 부임한 호세 모라이스 감독은 적극적인 공격 축구보다 실리 축구를 추구했다. 2019년 72골을 기록하며 득점 1위를 차지하기는 했지만, 2위 울산 현대(71골)와 1골 차에 불과했다. 2020년에는 포항 스틸러스(56골), 울산(54골)에 이어 3위(46골)에 그쳤다.
'닥공'의 시작을 알린 2009년 전북은 62골을 넣으며 2위 포항(55골)을 압도했다. 2011년은 '닥공'의 절정이었다. 전북은 71골을 넣어 2위 포항(59골)과 12골 차이가 났다. 최근 전북은 이런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게다가 골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팬들을 매료시킨 장면도 사라졌다. 2009년부터 2020년까지 우승을 무려 8회 차지하는 동안 전북에서 득점왕이 나온 건 한 차례(2009년 이동국)밖에 없었다.
전북 구스타보와 일류첸코. 한국프로축구연맹 김상식 감독은 "골도 그렇지만 골을 만들어가는 강렬함도 약해졌다. 최강희 감독 시절에는 이기고 있을 때도 공격수를 투입해 더 많은 골을 넣으려고 했다. 최근에는 이런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면서 "'닥공'이 약해진 요인 중 시간이 지나면서 이동국의 파괴력이 떨어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올 시즌 득점왕 유력 후보 일류첸코가 전북으로 온 것이 큰 힘이다. 김상식 감독은 "일류첸코뿐 아니라 구스타보와 김승대도 있다. 세 선수 모두 원톱으로 설 수 있다. 또 투톱 체제도 가능하다. 이들이 40골 이상 책임져줄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충분히 경기당 2골 이상 넣을 수 있다"고 확신했다.
이어 "전북이 2골을 넣을 테니 상대는 3골을 넣어야 전북에 이길 수 있을 것이다. 상대가 2골을 넣으면 무승부다. 이렇게 해야 많은 팬이 즐거워하는 축구를 할 수 있다. 성적도 따라오게 돼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1월 전지훈련 중 몸을 풀고 있는 김보경의 모습. 한국프로축구연맹 골은 공격수의 힘으로만 만들 수 있는 게 아니다. 김상식 감독은 "전북 미드필더진에 좋은 선수들이 많다. 김보경, 한교원, 쿠니모토 등 기량이 좋은 선수들이 연계를 잘해준다면 더 많은 득점이 나올 수 있다. 총 80골 이상을 넣을 수 있다"며 "훈련에서도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이 공격이다. 크로스에 이은 연계 플레이, 사이드에서 침투한 뒤 공격 시도 등을 반복적으로 훈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시즌 최우수선수(MVP) 손준호와 간판 수비수 김진수가 빠졌지만, 큰 걱정은 없다. 김상식 감독은 "물론 공백은 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전북에는 좋은 선수들이 많다. 선수들이 나가도 다른 선수들이 잘 채워줘 4연패를 할 수 있었다. 최영준, 정혁, 이주용 등이 잘 준비하고 있다. 전북은 한두 명이 아니라 모두가 스타"라고 힘줘 말했다.
감독으로서 첫 시즌. 김상식 감독은 최강희 감독을 떠올렸다. 그는 "최강희 감독님으로부터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배웠다. 너무나 큰 업적을 이뤘고, 이렇게 좋은 팀을 만들었다. 최강희 감독님의 '닥공'을 계승하겠다. 최강희 감독님의 색깔에 나의 장점을 더해서 '화공'이라는 공격 축구를 만들어내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