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32·FC 서울)의 '성폭력 의혹'이 진실게임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피해자가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한 기성용은 모든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오히려 피해를 주장하는 이들이 폭로 하루 만에 역풍을 맞는 모양새다.
박지훈 변호사(법무법인 현)는 지난 24일 보도자료를 통해 성폭력 의혹을 제기했다. 지난 2000년 전남의 한 초등학교 축구부 합숙소에서 6학년이었던 가해자 A와 B가 5학년이던 피해자 C와 D를 불러 구강성교를 강요하는 등 성폭력을 행사했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A는 기성용으로 지목됐다.
기성용 측은 곧바로 반박에 나섰다. 기성용 에이전트 C2 글로벌은 "선수 본인에게 확인한 결과, 보도 내용과 기성용은 전혀 관련이 없음을 확인했다. 법적 대응도 불사할 것"이라고 했다.
오히려 새로운 의혹이 제기됐다. 피해를 호소했던 C와 D가 2004년 전남의 한 중학교 축구부에서 후배들을 상대로 성폭력을 행사했다는 내용이다. 2004년 이 사건은 실제로 일어났다. 이를 보도한 언론도 있었다.
전남 지역의 한 축구 관계자는 "당시 성폭력 사태로 가해자가 학교를 떠나야 했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기성용에게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오히려 곤란해졌다.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관련 증언도 나왔다. 기성용 성폭력 피해자라고 호소하는 이들이 C, D가 맞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일간스포츠는 그중 한 명으로 추정되는 이에게 연락했지만, 전화를 받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기성용의 초등학교 스승은 25일 일간스포츠를 통해 "내가 당시 팀을 관리하는 감독이었다. 성폭력을 몰랐던 게 아니다. 성폭력은 절대로 없었다"라며 "나는 일주일에 한 번 소원 수리를 받았다. 선수들은 말다툼도 못 했다. 인성교육을 철저히 시켰다. 합숙하면서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없었다. 만약 일어났다면 내가 모를 리 없다. 어떤 이야기도 듣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기성용 역시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기사 내용은 저와 무관합니다. 결코 그러한 일이 없었습니다. 제 축구 인생을 걸고 말씀드립니다. 사실이 아니기에 문제 될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고통받는 가족들을 위해 좌시하지 않고 강경하게 대응하기로 했습니다"라고 밝혔다. 기성용이 성폭력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는 가운데, 피해자 측은 아직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고 있다.
진실공방은 쉽게 끝날 것 같지 않다. 성폭력 피해를 주장한 이가 하루 만에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됐다. "기성용이 그럴 리 없다"는 쪽과 "피해자가 아무런 증거 없이 폭로했겠는가"라는 의견이 충돌하고 있다. 기성용이 강경 대응을 예고한 만큼, 이 문제는 법정까지 갈 가능성이 커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