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이 오는 26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명예회장의 장남 서진석 셀트리온 수석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할 계획이다.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보이는 사내이사 안건을 통해 서 부사장의 2세 경영 행보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미 서 부사장은 서 명예회장이 지난해 셀트리온 '삼형제(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셀트리온제약)'의 합병을 위해 설립한 새 지주사인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의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이어 핵심 계열사인 셀트리온 등기이사로 선임되면 그룹 내 서 부사장의 입지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오너 2세가 셀트리온의 이사회에 합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대 동물자원학과를 졸업한 서 부사장은 현재 그룹내 핵심 보직인 셀트리온 제품개발부문 부문장을 맡고 있다. 2017년 10월부터 2019년 3월 말까지 셀트리온그룹의 화장품 계열사 셀트리온 스킨큐어의 대표를 맡기도 했다. 서 명예회장은 슬하에 2남을 두고 있다. 차남 서준석 셀트리온 이사는 운영지원담당장으로 미등기 임원이다.
앞으로 서 부사장이 이사회 의장이 맡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서 명예회장은 은퇴 후 회사 경영에 대해 전문경영인을 선임하는 대신 이사회 의장을 아들에게 맡기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서 명예회장은 지난해 12월 31일 자로 그룹의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셀트리온그룹은 기우성 셀트리온그룹 부회장과 김형기 셀트리온 헬스케어 대표가 이끄는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했다. 겉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서 명예회장은 코로나19 항체치료제 개발을 본인이 진두지휘하며 개발을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셀트리온 삼형제 합병 건도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여전히 경영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서 명예회장은 3사 합병을 위해 본인의 셀트리온헬스케어 지분 35.26% 중 24.33%를 현물 출자하며 지주사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를 새로 설립한 바 있다. 이에 셀트리온그룹에는 현재 셀트리온홀딩스와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 2개의 지주사가 있다. 셀트리온은 올해까지 2개의 지주사를 합병한다는 방침이다. 단일 지주사 체제가 확립되면 3사 합병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 명예회장이 셀트리온그룹의 최대주주로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서 부사장은 이사회 의장으로 지주사 경영에 본격 참여해 경영 승계를 구체화한다는 시나리오다. 셀트리온은 화장품 및 건강기능식품의 제조, 수출, 도매 및 판매업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셀트리온 측은 "화장품 및 건강기능 식품 제조 및 판매 가능성에 따른 추가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