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업계가 '매운맛' 제품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매운맛으로 답답함과 스트레스를 풀려는 소비가 늘고 있어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제과는 최근 매운맛 아이스크림 '찰떡아이스 매운 치즈떡볶이맛'을 출시했다.
이 아이스크림은 할라피뇨 성분이 들어간 주황색 떡 안에 크림체다치즈 아이스크림을 넣고, 또 그 속에 매운맛의 칩과 쿠키 등을 넣어 매운 치즈떡볶이 맛을 구현했다. 50만개 한정판으로 판매한다.
빙그레도 매운맛 아이스크림을 준비 중이다. 이르면 이달 말 기존 붕어싸만코에 매운 불닭소스 속을 채운 ‘멘붕어싸만코’를 출시할 예정이다.
빙그레 관계자는 "출시는 확정된 상태로 시기를 조율 중"이라며 "아이스크림 신제품을 보통 3~4월에 출시한다는 점에서 곧 나올 것이다"고 말했다.
오뚜기는 자사제품인 '열라면'의 화끈한 맛을 만두로 구현했다. '열라만두'는 열라면 베이스 분말에 돼지고기와 양파, 양배추, 대파, 무 등 다양한 채소로 조화로운 맛을 냈다.
팔도는 최근 '틈새라면 매운김치'를 새롭게 내놓았다. 매운 라면에 매운 김치를 얹어 먹는 트렌드를 반영한 상품이다. 팔도는 매운맛 음식 선호 트렌드에 맞춰 올해 틈새라면 목표 판매 수량을 5000만개로 상향 조정했다.
식품 업계가 앞다워 매운맛을 선보이는 이유는 코로나19 여파로 경기 불황이 이어지면서 강렬한 맛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려는 소비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코로나19와 매운맛의 인기는 상관관계를 보인다. CJ대한통운의 빅데이터 분석 결과,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격히 늘어난 지난해 3월과 8월 떡볶이·불닭발·불족발·불냉면·마라 등 매운 식품 택배 물량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8.4%, 40.6% 급증했다.
앞서 IMF 사태(1997년 12월)가 터진 1998년 매운 라면의 대표 격인 신라면은 1년 매출이 20% 급등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 속 매운 음식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며 "매운맛은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해 엔도르핀 호르몬을 분비한다. 스트레스가 풀리는 기분이 느껴지는 이유다. 중독성이 강한 매운맛으로 차별화한 제품 인기는 당분간 지속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