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구 KB금융그룹 여의도 신관 지하 1층에 위치한 AI 체험존 모습. 은행 업무에 인공지능(AI) 기술이 접목되고 있다. 챗봇 같은 일반적인 비대면 서비스에서 나아가 은행원의 업무를 AI가 대신해가고 있는 것이다. 은행 가운데서는 KB국민은행의 'AI 혁신' 행보가 돋보인다.
18일 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15일부터 KB금융그룹 신사옥 지하 1층에 AI 체험존을 열고, KB금융의 AI 기술을 적용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일정 인원 예약제로 운영되고 있다"라며 "구태훈 AI혁신센터장이 직접 체험을 진행하고 설명해준다"고 했다.
17일 오후 2시께 KB금융 신관 AI 체험존을 방문했다. AI 체험존에 들어서면 첫 번째 키오스크에서는 아바타가 등장하는 AI 가상 상담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었다. 아바타는 KB 신사옥에 대한 소개와 KB국민은행의 인공지능 방향 소개, 금융용어학습모델 안내 등을 제공했다.
AI 체험존에서는 인공지능이 탑재된 키오스크를 통해 금융 서비스 상담을 받을 수 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두번째 키오스크였다. 키오스크에서 말을 걸어 온 AI 은행원은 김현욱 전 KBS 아나운서로, 자신을 'KB국민은행 AI 상담사'라고 소개했다.
AI 은행원은 통장개설부터 청약·대출·예금·적금 등 은행 업무 관련한 상담을 해주겠다고 말을 건넸다.
"적금 추천해주세요"라고 말하니, 직장인이냐는 질문이 돌아왔다. "네"라고 대답하니 "1년 적금으로는 내맘대로적금 상품을 추천해 드리며, 3년 적금으로는 직장인우대적금을 추천해 드립니다"라고 답했다.
이외에도 "환율이 무엇인가요" "주택청약통장이 뭔가요" 등 궁금한 질문에 대한 설명도 AI 은행원이 해냈다. 하지만 '대출'이라는 단어를 '웹툰'이라고 인식하거나, '신용대출은 어떻게 받나요' '주택담보대출' 등 입력되지 않은 값에 대한 답변은 아직 불가능한 듯 보였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AI 은행원 서비스는 음성합성, 영상합성, 음성인식, 자연어처리 기술이 적용돼 실제 은행원과 같은 품질로 상담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국민은행은 그동안 AI 기술을 대고객 서비스뿐 아니라 은행 인사와 내부통제 등 내부 제도에도 도입해 왔다.
작년 7월 'AI 알고리즘 기반 인사 시스템'을 활용해 영업점 직원 1086명의 인사 이동을 진행한 바 있다.
AI 알고리즘 기반 인사 시스템은 직원의 업무 경력, 근무 기간, 자격증, 출퇴근 거리 등을 고려해 최적의 근무지를 선정하게 되고, 직원 개인 고충 사항과 개별 업무추진 사항도 반영되도록 하면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에 올해 초에도 점포장급 배치, 지역 간 이동까지 활용 폭을 넓혔다
2019년부터는 신입사원 채용에서도 AI 면접을 적용해 지원자를 파악하는 데 도움을 얻어 왔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대면 면접을 진행하기 전에 AI 면접을 진행하는데, 질문에 대한 답변에 사용되는 단어와 문장을 수집하고 분석해 이를 면접에 참고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 올해 채용 계획은 나오지 않았다"고 했다.
이외에 국민은행은 AI 로보어드바이저 '케이봇쌤'으로 금융시장 전망을 하고, 이 전망에 따라 투자 자산 구성을 추천하고, 변경까지 제안하는 자산관리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이런 움직임에는 허인 국민은행장의 의지와 KB금융 차원의 지원이 뒷받침한다. 앞서 KB금융 조직개편에서 AI혁신센터를 신설해 '디지털 금융플랫폼' 도약에 드라이브를 걸었고, AI혁신센터는 그룹 내 AI 관련 추진 전략 수립과 계열사 간 협업을 지원해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허인 은행장은 "모바일 뱅킹인 'KB스타뱅킹'은 손안의 맞춤형 개인은행으로, 간편뱅킹 앱 '리브'는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반 출생한 밀레니얼·Z세대)에 특화된 AI 기반 금융 플랫폼으로 재탄생시킬 것이다"고 선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