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백호(22·KT)는 시범경기 개막 전 출전한 네 차례 평가전에서 홈런 2개를 때려냈다. 14일 SSG전에서는 우완 강속구 투수 김세현, 17일 키움전에서는 외국인 투수 조쉬 스미스로부터 아치를 그렸다. 21일 두산과의 시범경기 개막전에서도 멀티 히트를 기록했다.
강백호는 비활동기간 동안 웨이트 트레이닝 강도를 높였다. 2020시즌 종료 직후 93㎏였던 체중을 98㎏까지 늘렸다. 올해는 시즌 중에도 웨이트 트레이닝을 병행할 계획이다. 아직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은 시점이지만, 빠른 공을 잘 대처하고 있다. 이강철(55) KT 감독도 "다른 타자들도 잘 준비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강)백호가 유독 예년보다 빠른 페이스를 보이는 것 같다"며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강백호는 매년 다른 타격 지향점을 내세웠다. 데뷔 시즌(2018)에 2할(0.290)대 타율과 3할(0.356)대 출루율에 그치자, 2019시즌 목표로 콘택트 능력 향상을 내세웠다. 그해 데뷔 처음으로 3할(0.336)대 타율에 진입했다. 2020시즌은 장타력 향상을 노렸다. 폴로 스루(follow through)에서 배트를 제동하지 못하고 제자리에서 회전할 만큼 강한 몸통 스윙을 보여줬다. 김강 타격 코치와 타구 속도를 향상시킬 수 있는 방식에 대해 고민한 흔적이 타석에서 드러난 것.
2021시즌 목표는 근력 강화다. 강백호는 "그동안 쇠(운동 기구)와는 친하지 않았는데, 올해는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 이전과 다른 방식으로 시즌을 소화할 생각이다"고 했다. 부상 없이 풀타임을 치른 뒤 나온 성적을 바탕으로 다음 목표를 세우겠다는 의지도 전했다.
타석에서의 자세도 달라질 전망이다. 이강철 감독은 "(강)백호가 올해는 더 간결한 스윙을 하고 있다. 타이밍을 잘 잡기 위해 더 노력하는 모습이다. (연습경기에서도) 떨어지는 공을 잘 보는 느낌이다"고 전했다. 강백호는 18일 KIA전에서 상대 외국인 투수 다니엘 멩덴과의 승부에서 몸쪽(좌타자 기준) 슬라이더를 끝까지 보고 배트를 내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근력 강화보다 더 반가운 변화다.
이 감독은 "강백호는 해마다 변화를 주는 선수다. 더 잘하기 위해 많은 생각을 한 것 같다"며 반겼다. 올해도 강백호를 4번 타자로 배치, 선수가 마음껏 자신의 타격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강백호는 지난해 1루수 부분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이미 리그 최고 타자 중 한 명이다. 이대호(롯데), 박병호(키움)의 뒤를 이어줄 야구 국가대표팀 주전 1루수로도 기대받고 있다. 어느덧 입단 4년 차. 1~3년 차 때보다 평가 기준과 기대치가 높아졌다. 강백호는 "해마다 이맘때 '발전하고 싶다'는 얘기를 한다. '계속 도전하겠다'는 의미다. KT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게 의문이 아닌 당연하게 인식될 수 있도록 팀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