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자산어보(이준익 감독) 개봉을 앞둔 변요한은 23일 진행된 화상 인터뷰에서 흑백영상으로 보여지는 '자산어보'에 대해 "흑백영화를 찍는 것에 대한 감사함의 감정이 있었다. 흑백은 특히 더 배우의 목소리와 눈으로 연기를 해야 하기 때문에 조금은 서툴러도 진실되게 연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변요한은 "사투리를 쓰거나 생물을 손질하는 것들은 전혀 어려운 과정은 아니었다. 주변에 든든한 선배님들이 계셨기 때문에 즐겁게 촬영했다. 많은 선배님들이 나를 지켜주셨다"며 "시나리오를 읽고 나서 '공부가 되겠구나' 싶으면서 창대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다. 근데 막상 연기를 하려니 막막하더라. '표현 이상의 무언가가 필요한데' 싶은 고민 끝엔 내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창대는 나와 비슷한 부분이 있다. 그리고 많은 젊은이들을 닮아 있는 인물이라는 생각도 든다. 그래서 좀 더 잘하고 싶었다"며 "'그 시대 창대가 어떤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어떤 마음으로 학문에 대해 갈증을 느낄까' 고민을 했다. 좋은 어른이 되고자 창대의 10대, 20대, 30대 시각과 가치관을 확장시키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변요한은 이준익 감독에게 "포텐 터졌다"는 칭찬을 듣기도 했다. "감독님이 그런 말씀을 해주시면 나에겐 제일 기쁜 말이다"며 미소지은 변요한은 "감독님은 객관적인 눈과 주관적인 눈이 분명히 있으실 것이다. 때문에 결과물로 그렇게 말씀해 주시는 부분에 대해서는 배우로서 그것만큼 기쁜 칭찬이 없다. 사실 감독님이 다 하신거라 생각한다. 나는 그냥 상상력과 몸땡이와, 그런 것들로 작품이 끝날 때까지 움직였을 뿐이다. 감독님께 너무 감사드린다"고 거듭 인사했다.
이와 함께 변요한은 "섬에 있을 때 태풍이 세번 왔다. 한번은 내가 서울 행사 때문에 올라와 있었는데 섬에 태풍이 왔다더라. 문자를 해도 답변이 없어서 걱정이 많이 됐고 '다음에 태풍이 또 오면 무조건 같이 맞자'는 마음이 들었다"며 "두번째 세번째는 감독님, 경구 선배님과 그 지역에서 아주 즐겁게 있었다. 태푸잉 59년만에 왔다고 하지만 우리 영화의 힘이 더 셌는지 왔다 가더라"고 흡족해 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준익 감독의 14번째 작품 '자산어보'는 흑산으로 유배된 후 책보다 바다가 궁금해진 학자 정약전(설경구)과 바다를 벗어나 출셋길에 오르고 싶은 청년 어부 창대(변요한)가 자산어보를 집필하며 벗이 되어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변요한은 이번 영화에서 바다를 벗어나 세상 밖으로 나가기 위해 글 공부에 몰두하는 청년 어부 창대 역을 맡았다. 창대는 나라의 통치 이념인 성리학을 제대로 알고 실천하는 것이 백성을 위한 길이라 믿으며 물고기를 잡는 것보다 글 공부를 더욱 중시한다. 유배지 흑산도에 도착한 사학죄인인 정약전을 멀리하려는 고지식한 면모를 보이던 창대는 결국 서로가 가진 지식을 나누자는 ‘정약전’의 제안을 따르게 되면서 진정으로 백성을 위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고 성장해나간다.
창대의 모든 것을 습득하기 위해 대내외적으로 많은 노력을 기울인 변요한은 촬영내내 창대의 변화하는 감정선을 온전히 이해하고 입체적으로 표현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고. 또한 직접 전라도 사람들을 만나며 사투리 연습에 매진하고, 수영과 생선 손질 교육을 받는 등 할 수 있는 최선의 모습으로 색 없는 흑백 영상 속 변요한만의 색이 빛나는 창대를 완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