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철(55) KT 감독은 스프링캠프 초반, 큰 고민 없이 선발 투수 5명을 확정했다. 2020시즌 10승 이상 거둔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15승), 소형준(13승), 윌리엄 쿠에바스, 배제성(이상 10승)이 자리를 지켰고, 군 복무를 마치고 복귀한 우완 사이드암 투수 고영표가 합류했다. KT는 10구단 중 가장 탄탄한 선발진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태형 두산 감독이 "부럽다"고 말할 정도다.
이강철 감독은 가장 주목하고 있는 선발 투수는 윌리엄 쿠에바스(31)와 배제성(25)이다. 가장 좋았을 때의 폼을 되찾았다는 평가를 했다. 쿠에바스는 23일 열린 LG와의 평가전에서 4이닝 1피안타 1실점을 기록했다. 좌타자 몸쪽 낮은 코스로 떨어지는 컷 패스트볼의 낙차가 매우 컸다. 포심 패스트볼도 힘이 있었다.
이강철 감독은 "처음 봤을 때(2019시즌 스프링캠프)부터 좋은 점이 많은 투수라고 생각했는데, 작년(2020년)에는 팔 높이가 내려오면서 (전반적인 투구 위력이) 다소 떨어진 것 같았다. 그런데 다시 좋았을 때 모습이 보이더라. 투수 코치도 같은 생각"이라고 전했다. 커터의 움직임도 극찬했다. 2019시즌 3.62였던 쿠에바스의 평균자책점은 2020시즌 4.10으로 올라갔다. 올해는 두 자릿수 승수와 3점대 평균자책점이 기대된다.
배제성은 떨어졌던 구속을 회복했다. 그는 2019시즌 시속 143.3㎞였던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2020시즌 139.7㎞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올해 스프링캠프 첫 라이브 피칭에서 시속 148㎞를 찍었다. 선수 본인도 놀랐다고.
이강철 감독은 KT 사령탑 부임 직후 지휘한 2018년 마무리캠프에서 배제성을 선발감으로 점찍었다. 1군 등판이 24경기에 불과했던 투수였지만 좋은 투구 메커니즘을 갖고 있다고 봤고, 2019시즌 초반 선발진에 공백이 생기자 그에게 기회를 줬다.
이 감독은 "처음 배제성을 보고 '저 친구 꼭 써야겠다'하고 생각했던 당시(2018년 마무리캠프) 느낌을 이번 캠프에서도 받았다"며 "1차 캠프에서 캐치볼을 할 때부터 좋아 보였다. 비활동기간에 몸을 만드는 방법에 변화를 줬다고 하더라. 2년 연속 풀타임 선발로 나섰으니 그 경험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구위와 멘털 모두 좋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KT는 시범경기 3연승을 하며 기세가 오른 한화와의 25일 홈 맞대결에서 12-5로 완승을 거뒀다. 배제성은 이 경기에 선발 등판, 4이닝 동안 2실점을 기록했다. 최고 구속은 시속 147㎞. KT 선발 투수 5명이 순조롭게 개막을 준비하고 있다. 이강철 감독도 "이대로 선발 로테이션이 돌아가면 걱정이 없을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