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SK하이닉스·네이버 등 IT기업을 중심으로 일고 있는 성과급 논란이 카카오뱅크로 번졌다. 인터넷은행 중 처음으로 생긴 노조에서 공정한 보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2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최근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카카오지회(카뱅 노조)가 생겼다. 현재 노조 가입을 받고 있고 교섭창구 단일화를 요청한 단계로, 카뱅 노조의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다.
카뱅 노조는 지난 26일 보도자료를 내고 "2019년 흑자 전환을 시작으로 작년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한 카카오뱅크의 성과는 카카오뱅크 임직원들이 모두 노력한 결과"라며 "그 결실은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으로 임직원에게 보상으로 돌아가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지난 2017년 출범한 카카오뱅크는 성장을 거듭해 작년 한 해 전년 동기 대비 8.3배 늘어난 당기순이익 1136억원이라는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이런 성적표에 따르는 임직원의 보상은 제자리걸음하고 있다는 것이 카뱅 노조 측 주장이다.
게다가 카카오뱅크는 올해 들어 공격적인 사업확장 속에서 세자릿수 이상으로 채용을 하는 등 몸집을 크게 불리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지난해 말 임직원 수는 913명으로 1년 전보다 127명(16%) 늘었다. 지난해 5대 은행이 2500여명의 희망퇴직을 단행하며 슬림화에 나선 것과 대비된다.
카카오뱅크는 올해도 세자릿수 채용을 진행하기 지난 1월부터 부문별로 경력 개발자 공개 채용을 잇달아 진행하고 있다.
이달만 해도 카카오뱅크는 기술, 정보보호,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 인력 충원에 나선 바 있다. 경력개발자 공개채용 공고를 내고, 고객플랫폼 개발, 서비스 서버 개발, 금융 정보기술(IT), 운영체제 개발 등 총 10개 분야에서 인재를 모으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그동안 신규 채용을 한 적도 없다. 금융권 후발주자로 나서며 경력직 위주의 개발 직군 중심 채용이 먼저 이뤄졌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인재 수혈은 이미 검증된 IT기업 또는 기성 금융사로부터 이뤄지게 돼 이들에게 '임금 상승'을 유인책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에 노조는 카카오뱅크가 IT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더 나은 대우를 약속하고 있는 것에 비해, 현직 임직원의 보상이 작년보다도 못하다고 주장한다.
노조 관계자는 "현재 결정된 보상이 어떤 기준으로 결정됐는지 알고 싶다"며 "회사와 임직원이 함께 발전하기 위해 신경 써야 하는 것은 무엇인지 같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