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컬처웍스는 최근 시청자들의 매서운 비난을 받았다. 역사 왜곡 논란으로 물의를 빚다 폐지에 이른 SBS 월화극 '조선구마사'의 공동 제작사에 이름을 올렸기 때문이다. '조선구마사'의 광고주에게도 항의가 빗발치는 가운데, 제작사는 당연히도 비난의 중심에 섰다.
결국 롯데컬처웍스는 '조선구마사'의 공동제작 및 부분투자를 철회하기로 결정하며 "최근 '조선구마사'에 불거진 문제와 상황의 심각성을 충분히 공감하였고, 관계자들과의 협의를 거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롯데컬처웍스는 시청자들에게 불편을 일으킨 부분에 대해 도의적 책임을 통감하며, 조속히 정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롯데컬처웍스가 제작사로서 첫 드라마를 내놓은 것은 지난 2019년 방송된 TV조선 '조선생존기'다. 당시에도 공동 제작으로 야심차게 출발했으나, 주연 배우 강지환이 성폭행·추행 혐의로 긴급 체포되는 사태를 맞았다. 결국 배우를 교체한 후 드라마를 4회 단축된 16회로 조기 종영해야했다. 이어 두 번째 드라마로 tvN '위대한 쇼'를 선보였다. 이 작품 또한 공동 제작으로 참여했다. 첫 방송 시청률 3.1%(닐슨 전국 기준), 최종회이자 최고 시청률 3.2%를 기록했다. 그리고 세 번째 드라마가 바로 '조선구마사'다. 아직 드라마 제작사로 제대로 자리도 잡지 못한 상황에서 시청자의 미운 털만 박힌 셈이다.
사실 롯데컬처웍스가 '조선구마사' 사태와 맞닥뜨린 것은 예상하지 못했던 불운에 가깝다. 제작사이긴 하지만, 참여도가 높지 않은 공동 제작이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말이 좋아 공동 제작이지, 사실상 투자만 하는 역할일 가능성이 높다. 경험이 많지 않아 드라마 제작에 관해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사태가 이렇게까지 커질 것이라 생각지 못했을 터다"라고 전했다.
롯데컬처웍스는 지난 2018년 10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드라마 사업 진출을 알렸다. 그리고 2021년까지 선보인 작품은 세 편. 이 가운데 불명예스럽게 일찍 막을 내린 드라마가 두 편이다. 일찍 출범해 여러 편의 드라마 흥행작을 내놓은 NEW와 지난해 첫 드라마 JTBC '이태원 클라쓰'부터 '대박'을 터뜨린 쇼박스와는 상반되는 행보다.
지금까지의 역경을 딛고 반등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까. 롯데컬처웍스는 지난 2월 드라마 '추노'의 곽정환 PD를 드라마사업부문장으로 영입했다. 드라마판을 잘 아는 '선수'를 영입해 승부를 보겠다는 각오다. 당시 관계자는 "드라마 사업 확대와 콘텐츠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문 인력을 영입, 양성하고 있다. 곽정환 드라마사업부문장 영입으로 앞으로 콘텐츠 경쟁력과 제작 역량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