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년간 LG가 자신 있게 내보낸 필승조는 셋업맨 정우영(22)과 좌완 진해수(35)였다. 류지현 LG 감독은 둘의 부담을 덜어줄 새 자원을 찾고 있다.
정우영과 진해수는 2019~2020년 불펜에서 많은 부담을 떠안았다. 2019년 신인왕 정우영은 데뷔 첫해 56경기 65⅓이닝(평균자책점 3.72), 지난해 65경기 75이닝(ERA 3.12)을 책임졌다. 이 기간 홀드 5위(36개)에 해당한다.
진해수는 최근 5년 리그에서 가장 많은 등판(364번)을 기록했다. 2018년(66경기)을 제외한 나머지 네 시즌에는 정규시즌 일정의 절반 이상 경기에 등판했다.
류지현 감독은 선수 생명과 직결되는 건강을 걱정하는 동시에 불펜진을 더 견고하게 구축하려 한다. 3연투와 멀티 이닝 소화를 가급적 배제할 계획이다. 류지현 감독은 "특정 선수에게 너무 무리가 가지 않아야 한다"라며 "둘의 피로도를 줄일 방법을 고심하고 있다. 나머지 선수들이 조금씩 (둘의) 부담을 나눌 수 있는 부분을 고민 중"이라고 했다.
LG 필승조는 선발 투수가 마운드를 내려간 뒤, 마무리 고우석까지 리드를 이어가도록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 평가전과 시범경기를 통해 대체 자원의 윤곽이 조금씩 드러났다.
류지현 감독은 "정우영의 짐을 덜어줄 1순위는 이정용"이라고 했다. 2019년 대졸 1차지명으로 입단한 이정용은 수술 여파로 지난해 7월 뒤늦게 1군에 데뷔했다. 총 34경기에서 3승 4홀드 평균자책점 3.71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입증했다. 평가전에서 호투했고, 시범경기에서 3경기 연속 무실점했다. 3⅓이닝 동안 탈삼진을 5개나 기록했다. 마무리 고우석의 등판이 어려울 때 임시로 바통을 이어받을 수 있는 테스트도 받았다.
입단 12년 만인 지난해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은 최동환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시범경기에 네 차례 등판해 4이닝 무실점 중이다. 류지현 감독은 "최동환이 지난해 1군에 자리 잡아서인지 마운드에서 보이는 자신감이 인상적"이라고 칭찬했다.
베테랑 불펜 송은범도 의욕을 불태운다. 류 감독은 "송은범은 올해가 계약 마지막이어서인지 러닝 훈련을 갓 입단한 신인보다 열심히 한다"고 귀띔했다. 송은범은 2019년 12월, LG와 2년 총 10억원에 맺은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이 올해 만료된다.
류지현 감독은 "진해수의 부담을 줄일 다른 후보도 찾고 있다"라고 밝혔다. 입단 20년 차 고효준을 영입한 이유이기도 하다. LG 유니폼을 입고 처음 1군 마운드에 오른 고효준은 지난 25일 두산과의 시범경기에 등판해 1⅔이닝을 던졌다. 최고 구속은 146㎞.
입단 계약이 3월에 이뤄졌기 때문에 KBO 규약상 고효준은 육성 선수 신분이다. 5월 1일 이후 정식 선수로 등록할 수 있다. 류지현 감독은 "5월부터 우리 팀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다"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그는 최성훈과 김대유, 임준형에게도 출전 기회를 부여하며 테스트하고 있다. 류지현 감독은 "투수코치와 컨디셔닝 파트, 데이터팀 미팅을 통해 마운드를 운영하면서 중간 계투의 피로도를 낮출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