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는 지난 4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롯데와의 홈 개막전에 3번·지명타자로 선발 출전, KBO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기록은 3타수 무안타 1볼넷 2삼진. . 경기 뒤 추신수는 "많은 분이 원하는 결과는 아니었겠지만, 과정을 더 중시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만족스러운 경기였다. 향후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다는 기대를 가질 수 있었다"라고 총평했다.
추신수는 이날 처음으로 국내 야구팬 앞에서 플레이했다. 그는 2001년 고교(부산고) 졸업 뒤 바로 미국 무대로 진출, 20년 동안 미국 무대에서 뛰었다. 처음 느껴보는 KBO리그의 '공기'는 남다르게 와 닿을 수밖에 없었다. 특히 KBO리그만의 '떼창(떼를 지어 부르는 노래) 문화'는 신기할 정도였다. 추신수는 "언론과 영상을 통해 이미 (KBO리그의 열성적인 응원을) 접했지만, 매우 놀랐다. 미국 무대에서는 플레이오프가 아니면 공 하나하나에 환호하지 않는다. 개막전부터 관중과 선수들이 집중하는 모습을 보면서 마치 빅리그에서 포스트시즌을 치르는 것 같았다"며 감탄했다. MLB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응원 데시벨이 악재로 작용하지도 않았다.
추신수가 첫 타석에 나선 1회 말, 1루 쪽 관중석에서는 기차 경적이 울려 퍼졌다. SSG 응원단이 메이저리그(MLB) 시절 추신수의 별명인 '추추트레인'을 모티브로 응원곡 도입부를 만들었고, 이날 공식적으로 공개한 것. 추신수는 "개막 전에 (응원곡을) 한 번 들어봤다. (KBO리그 선수로서) 경험이 적다 보니 그저 응원 단장님께 '잘 만들어달라'며 모든 것을 맡겼다"며 웃어 보였다. 응원곡이 썩 마음에 드는 눈치였다.
경기 중에도 관중의 함성을 느꼈다. 추신수는 "관중의 목소리를 통해 '내가 한국에서 야구를 하고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기분은 고교 시절 전국 대회 결승전이 열린 동대문구장에서 학우들에게 응원을 받을 때 마지막으로 느낀 뒤 처음이다. 야구장에 서 있고, 유니폼을 입고 있는 자체가 행복하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