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공룡 넷마블이 올해 게임 시장 공략에 본격 시동을 건다. 1분기에 임직원의 보수 체계 개편과 신사옥 이전 등 전열을 가다듬은 넷마블은 2분기를 맞아 대작급 신작인 ‘제2의 나라’를 출격시킨다. 올해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자사 3대 기대작 중 하나이고 새롭게 둥지를 튼 신사옥에서 처음으로 내놓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넷마블은 상반기에 제2의 나라를 성공적으로 론칭시켜 그 열기를 하반기 기대작 ‘세븐나이츠 레볼루션’과 ‘마블 퓨처 레볼루션’까지 이어간다면 글로벌 빅게임사에 한 발짝 더 다가서게 된다.
상반기 책임진 ‘제2의 나라’…붐업 시동
넷마블은 오는 14일 신작 ‘제2의 나라’의 사전 등록을 시작한다. 특히 이날 서울 구로 신사옥에서 미디어 쇼케이스를 열고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에서 생중계한다. 코로나19에도 오프라인 대면 행사를 마련한 것은 넷마블이 이 게임에 거는 기대가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넷마블은 사전 등록 전부터 마케팅에도 힘을 쏟고 있다. 최근 제2의 나라 초대형 옥외광고를 서울 삼성동 케이팝 스퀘어와 현대백화점 H월에 설치했다. 코엑스 SM타운 외벽에 설치된 케이팝 스퀘어 광고판은 가로 81m, 세로 20m 크기로 전체 면적 약 1620㎡(490평) 수준이며, 부근 일일 유동 인구는 10만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세계적인 음악감독인 히사이시 조를 광고모델로 발탁하기도 했다. 그는 ‘하울의 움직이는 성’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벼랑 위의 포뇨’ 등 유명 일본 애니메이션 음악을 제작한 인물이다. 동화풍 애니메이션 감성이 특징인 제2의 나라에 그의 음원이 활용된다.
넷마블이 제2의 나라에 이렇듯 공을 들이는 이유는 흥행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우선 일본의 유명 게임 IP(지식재산권) ‘니노쿠니’를 모바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니노쿠니는 일본 게임사 레벨5와 애니메이션 영화 제작사 스튜디오 지브리가 2010년 닌텐도 DS용 ‘니노쿠니: 칠흑의 마도사’를 선보이며 세상에 태어났다. 2011년 PS3용 ‘니노쿠니: 하얀 성회의 여왕’, 2018년 PS4 및 스팀용 ‘니노쿠니2: 레버넌트 킹덤’ 등이 연이어 성공하며 유명 게임 IP로 자리잡았다.
제2의 나라는 원작의 애니메이션 감성을 살린 모바일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로 개발됐다. 위기에 빠진 세계를 구하는 모험과 여정을 그린 스토리에 카툰 렌더링 특유의 화려한 3D 그래픽, 수준 높은 컷신을 앞세워 동화풍 애니메이션 감성을 구현했다.
또 커뮤니티 ‘킹덤’을 기반으로 이용자 간의 협력, 경쟁하는 ‘소셜 시스템’과 ‘이마젠’이라 불리는 정령들을 수집·육성하는 재미를 제공한다.
여기에 2016년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의 변화를 이끈 '리니지2 레볼루션'의 핵심 개발자들이 참여했다.
넷마블 관계자는 “제2의 나라는 유명 IP가 원작이라는 점과 모바일 MMORPG 개발 경험이 풍부한 개발자가 참여했다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며 “사전 등록을 거쳐 올해 2분기 중에 한국과 일본·대만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글로벌 겨냥 대작들 하반기에도 출격
넷마블은 제2의 나라와 함께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기대작 2종을 하반기에 선보인다.
2019년 지스타에서 처음 공개된 ‘세븐나이츠 레볼루션’이 그중 하나다. 넷마블 자체 IP인 ‘세븐나이츠’를 기반으로 개발되고 있는 모바일 MMORPG다.
세븐나이츠 영웅들이 사라진 후 혼돈의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 설립된 기사단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용자는 세븐나이츠 세계관의 주인공이 돼 직접 영웅으로 변신해 전투를 진행한다.
넷마블은 지난달 3일 티저 사이트를 열고 첫 행보를 시작했다. 하반기에 한국·일본 동시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넷마블은 마블 캐릭터를 활용한 모바일 오픈월드 RPG ‘마블 퓨처 레볼루션’도 하반기에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에 동시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이 게임은 넷마블과 마블의 두 번째 협업 타이틀로, 슈퍼 히어로 집단 ‘오메가 플라이트’가 슈퍼 빌런에 대항해 위기에 빠진 세계를 지켜나가는 스토리를 담고 있다.
마블 퓨처 레볼루션은 마블 코믹스의 어벤져스·토르·아이언맨·캡틴 마블 등을 집필한 작가 마크 슈머라크가 게임 스토리 작업에 참여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해 미국 보스턴에서 개최된 북미 게임쇼 ‘팍스 이스트 2020’에서 게임의 세계관을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트레일러 영상을 최초 공개해 주목받았다.
글로벌·IP 두 마리 토끼 잡아라
넷마블은 올해도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방점을 찍었다. 상반기 제2의 나라와 하반기 세븐나이츠 레볼루션·마블 퓨처 레볼루션 모두 국내와 해외 시장에 동시 출시된다.
넷마블은 국내 게임사 중 드물게 최근 몇 년간 해외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 2017년 3분기부터 매년 70% 내외의 매출을 해외 시장에서 거두고 있으며, 작년에는 전체 매출 중 72%(1조7909억원)를 해외에서 벌어들였다.
지역별 매출 비중(작년 4분기 기준)을 보면 북미가 한국과 같은 33%나 되며, 유럽 12%, 동남아 10%, 일본 8% 등 고르게 매출이 나오고 있다. 북미와 유럽 등 서구권에서 45% 이상의 매출이 나오는 국내 게임사는 손에 꼽힐 정도로 드물다.
올해 기대작 3총사가 성공적으로 론칭된다면 넷마블의 해외 매출 비중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특히 제2의 나라와 세븐나이츠 레볼루션의 주 공략 지역이 한국과 함께 일본이어서 아시아 지역 매출 상승이 기대된다.
또 세븐나이츠 레볼루션이 성과를 내면 넷마블로서는 글로벌에서도 통하는 자체 IP 확보라는 숙원을 이루게 된다.
넷마블 관계자는 “제2의 나라, 마블 퓨처 레볼루션, 세븐나이츠 레볼루션 등 출시 예정인 대형 신작들이 국내를 비롯해 해외 시장 공략을 함께 준비하고 있는 만큼 올해 넷마블의 글로벌 경쟁력은 물론 매출 비중도 보다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