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 예능 프로그램 '프렌즈'가 논란과 화제성을 쌍끌이 중이다. 높은 화제성을 누린다면 논란 따윈 상관없다는 제작진이다. 논란이 일을 것을 알면서도 프로그램을 이어나가는 행보, 이것을 두고 용감하다고 해야 할까. 무모하다고 해야 할까.
지난 2월 17일 첫 시작을 알린 '프렌즈'는 '하트시그널' 시즌별 출연자들을 통해 청춘 남녀들이 친해지고 사랑하며 살아가는 일상을 담은 프로그램이다. '하트시그널'의 스핀오프 버전이다.
첫 방송 전부터 인기리에 방영됐던 '하트시그널' 시즌 출연진이 출연한다는 소식에 마니아층이 들썩이기 시작했다. 저마다 시즌별 지지했던 인물들을 한 번에 만날 수 있다니 이보다 더 좋은 기회는 없었을 터. 논란의 인물이 출연할까 여부도 관심사 중 하나였다.
'하트시그널' 시즌2 최고의 인기남이자 세 차례 음주운전 혐의로 물의를 일으켰던 김현우가 등장을 알렸다. 방송 전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컸지만, 제작진은 전면전을 택했다. 김현우는 그간의 근황을 전하며 자연스럽게 이들에 스며들고자 했다. 제작진의 입장에선 굉장히 매력적인 카드였다. 시즌2 러브라인의 중심이었고 그만큼 대중의 관심도가 높았던 출연자이기 때문. 그러나 이미 두 차례 음주운전을 했고, 방영 이후 들려온 소식은 세 번째 음주운전이었다. 출연자 검증 여부에 대한 변명의 여지가 없었다. '프렌즈' 출연은 설렘과 동시에 불편한 지점을 형성했다.
'하트시그널' 시즌3에서 솔직하고 당당한 매력을 보여줬던 이가흔의 학교폭력 의혹 논란이 재점화됐다. 이가흔 측은 "학교폭력을 인정한 적 없다"면서 법적으로 사실관계를 명백하게 밝히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비방의 목적으로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 피고소인을 상대로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로 기소했다.
논란은 '프렌즈'의 화제성으로 이어졌다. 스마트미디어랩에 따르면 '프렌즈' 1회부터 6회까지 클립 재생수는 총 574만 뷰를 나타냈다. 시즌3보다 약 5배 높은 수치. 특히 김현우가 출연한 4회분 202만 9000 뷰를 넘어서며 압도적인 화제성을 보였다.
대중문화평론가 정덕현은 "채널A가 논란을 일정 부분 끌고 가는 느낌이다. 논란이 있지만 마니아 시청층이 존재한다는 걸 알기 때문에 그걸 코어로 해서 가지고 가는 것이다. 전반적으로 시청률이 높지 않아도 화제성이나 반응은 클 수밖에 없다. 논란이 만드는 화제성과 마니아들이 만드는 화제성이 '프렌즈'를 이끌어가는 것"이라면서 "관찰 카메라 형식으로 촬영 후 편집하는 방식이라 투자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아이템이 아니다. 또 '하트시그널' 시리즈로 팬덤을 가지고 있는 셀럽들이 나오기에 힘을 가지고 있어 어느 정도 성과는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것이 방송적으로 바람직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프렌즈'라는 제목처럼 이들의 우정과 관계에 집중하는 건 알겠지만 방송엔 이들이 하는 일과 사업 등을 소개하는 홍보성이 강하다. 방송의 역할에서 벗어난 느낌"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