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채보다 찬란한 흑백으로 나이, 신분, 시대를 초월한 뜨거운 울림과 위로를 전하고 있는 영화 '자산어보(이준익 감독)'가 이준익 감독과 배우들이 직접 꼽은 명대사가 담긴 친필 포스터를 공개했다.
'자산어보'는 흑산으로 유배된 후, 책보다 바다가 궁금해진 학자 정약전과 바다를 벗어나 출셋길에 오르고 싶은 청년 어부 창대가 자산어보를 집필하며 벗이 되어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공개된 명대사 친필 포스터는 영화 속 정약전과 창대의 명대사와 함께 배우와 감독의 친필 사인이 담겨있다.
설경구는 자신이 연기한 정약전의 명대사로 “학처럼 사는 것도 좋으나 구정물, 흙탕물 다 묻어도 마다않는 자산 같은 검은색 무명천으로 사는 것도 뜻이 있지 않겠느냐”를 꼽았다. 설경구는 “정약전이 생각하는 삶의 모습이 반영된 대사여서 선택했다"고 전했다.
변요한은 창대의 명대사로 “물고기를 알아야 물고기를 잡응께요. 홍어 댕기는 길은 홍어가 알고, 가오리 댕기는 길은 가오리가 앙께요”를 꼽으며 바다 생물뿐만 아니라 세상의 이치까지 정확하게 꿰뚫는 창대 캐릭터를 단적으로 표현하는 대목이라고 강조했다.
이준익 감독은 정약전의 명대사로는 “벗을 깊이 알면 내가 더 깊어진다”를, 창대의 명대사로는 “배운대로 못살면 생긴대로 살아야지”를 선정했다. 이준익 감독은 “두 대사는 정약전과 창대 캐릭터의 가치관을 잘 보여줄 뿐만 아니라, 서로 다른 가치관을 지닌 두 사람이 나이와 신분의 격차를 뛰어넘고 벗이 되어가는 과정을 잘 표현하는 대사"라고 설명했다.
좀처럼 어울릴 것 같지 않던 정약전과 창대가 서서히 서로의 벗과 스승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담은 '자산어보'는 관객들에게 재미와 묵직한 울림을 전하며 호평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