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석환이 두산의 득점력 향상을 이끌어야 한다. 두산 제공 '베어스맨' 양석환(30·두산)은 아직 깨어나지 않았다. '두목 곰' 김태형 감독은 기다림에 인색하지 않다.
한 지붕 라이벌' 두산과 LG는 2021 KBO리그 정규시즌읖 앞둔 지난달 25일 2대2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두산은 국가대표 출신 좌완 투수 함덕주, 신예 우완 투수 채지선을 내줬다. LG는 내야수 양석환과 젊은 왼손 투수 남호를 트레이드 카드로 썼다.
두산 1루는 '전' 주전 오재일이 삼성과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하며 팀을 떠난 뒤, 주인을 찾지 못했다. 김태형 감독은 '거포 유망주'로 존재감을 알린 김민혁, 1군 경험이 많은 신성현에게 기회를 줬다. 그러나 경쟁이 무의미할 만큼 어느 선수도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결국 선발과 구원 모두 활용할 수 있는 투수(함덕주)를 내주는 출혈을 감수하고 LG에서 주전 3루수를 맡은 경험이 있는 양석환을 영입했다.
배경은 이랬다. 효과는 어떨까. 양석환은 두산이 개막 3연승을 거두며 '강팀' 저력을 드러내는 동안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12타석 11타수 1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중심 타선(5번 타자)로 나서는 양석환이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한 번도 안타를 치지 못하다 보니 두산의 득점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제 3경기다. 어떤 평가도 이르다. 김태형 감독도 같은 생각이다. 8일 열린 삼성과의 주중 3연전 3차전을 앞두고 만난 김 감독은 "양석환에게 충분히 기회를 줄 예정인가"라는 물음에 "나갈 선수가 양석환밖에 없다"며 웃어 보였다. 이어 "본인이 슬럼프에 빠져서 멘털을 잡기 어려운 상황이 아니라면 계속 나가야 한다"고 했다.
사령탑은 현재 양석환이 변화구 대처가 흔들리며 고전하고 있다고 본다. 그러나 강점을 살리는 게 더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김태형 감독은 "어차피 좋은 변화구는 대처가 어렵다. 연연하다 보면 장점이 사라질 수 있다. 현재 (타격) 타이밍은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장점을 그대로 발휘하는 게 중요하다. 그 점에 관해서는 얘기를 했다. 결국 본인이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라고 했다.
양석환은 8일 열린 삼성과의 3연전 세 번째 경기에서도 기대한 플레이는 보여주지 못했다. 두산이 0-6으로 지고 있던 7회 말 무사 1루에서 상대 투수 김윤수로부터 볼넷을 얻어내 출루했고 8회 주자 1명을 두고 우측 텍사스 안타를 쳤다. 정타는 나오지 않았다. 앞선 6회 초 2사 1루에서는 이학주의 땅볼 타구를 포구하는 과정에서 실책을 범하며 추가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이적생, 새 외국인 타자 그리고 추신수처럼 개막 초반 타석 결과가 주목받는 선수들이 있다. 3경기 연속 무안타에 그쳤던 추신수는 8일 한화전에서 부담을 극복하고 KBO리그 첫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했다. 두산은 8일 삼성전에서 1-6으로 패하며 4연승에 실패했다. 한화와의 주말 3연전에서 다시 분위기 전환을 노린다. 이번엔 양석환이 활약할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