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한국시각) 펼쳐진 UEFA 유로파리그 8강 2차전 아스널과 슬라비아 프라하의 경기. 결과보다 화제가 된 건 양 팀 선수단의 킥오프 전 도열이었다.
아스널 선수들은 각 자 위치에서 한 쪽 무릎을 꿇고 'BLM(Black Lives Matter)' 운동을 진행했다. 반면 프라하 선수단은 모두 서서 어깨 동무를 하고 상대 진영을 바라봤다.
이는 지난 14일 UEFA 결정에 대한 반발로, 팀 동료 온드레이 쿠델라에 대한 지지를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쿠델라는 지난달 열린 유로파리그 16강 2차전 레인저스FC와 경기 중 인종차별 발언으로 UEFA 징계위에 회부됐다. 당시 쿠델라는 경기 중 레인저스의 글렌 카마라에게 무언가 속삭였고, 카마라는 이에 격분하며 양 팀 선수들간 격한 충돌이 일어났다.
카마라는 인종차별 발언을 들었다고 주장했으나, 쿠델라는 단순 욕설이라고 반박했다. 지난 14일 UEFA의 결론은 쿠델라에게 '인종차별적인 행위'로 인한 UEFA클럽 대회 및 대표팀 10경기 출장 정지 징계. 사실상 카마라의 주장에 힘을 실어준 셈이다. 카마라에게는 '다른 선수 폭행' 사유로 3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내렸다.
한편 경기 중 주목할 점은 바로 아스널 알렉상드르 라카제트의 행동. 경기장 센터서클에서 주장 완장을 찬 라카제트가 프라하 선수단의 정면을 바라봤다. 인종차별적 행위를 한 선수를 옹호하는 프라하 선수단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한 셈이다.
미켈 아르테타 아스널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를 통해 "주장(라카제트)과 선수들이 BLM 운동을 진행하기를 요청했고, 나는 그들의 행동을 지지했다"고 밝혔다.
한편 아스널은 이날 프라하를 4-0으로 대파하며 유로파리그 4강에 올랐다. 라카제트는 멀티골을 터뜨리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상대는 전임 감독인 우나이 에메리가 이끄는 비야레알이다. 두 팀의 유로파리그 4강 1차전은 오는 30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