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 서울이 추락하고 있다. 서울은 지난 17일 K리그1(1부리그) 10라운드 대구 FC와 경기에서 0-1로 패배했다.
서울은 무기력으로 일관하다 전반 28분 대구 공격수 에드가에 선제 결승 골을 얻어맞았다. 이번 패배로 리그 4연패를 당했다. FA컵 3라운드에서 K리그2(2부리그) 서울 이랜드 FC에 무너진 것을 합치면 5연패다. 상위권은 벅찬 자리였다. 이제 서울은 중위권에서 더 내려가지 않기 위한 전략을 세워야 한다.
시즌 초반 리그 2위까지 오르는 등 돌풍을 일으켰으나 오래가지 못했다. 그야말로 반짝 2위였다. 시즌 초반 상승세를 이끌던 기성용의 부상 이탈, 여기에 박주영, 고요한 등 베테랑들도 부상을 당하면서 전력에서 빠졌다. 박진섭 서울 감독은 이들의 이탈로 인해 팀이 흔들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물론 기성용 부상이 크다. 시즌 초반 서울의 반짝 효과는 사실상 '기성용 효과'였다. 기성용이 득점에 적극적으로 관여하며 3경기 연속 골을 터뜨렸다. 서울은 3연승을 달렸다. 승리를 책임져줘야 할 마무리를 기성용이 해준 것이다. 기성용은 3골로 나상호와 함께 팀 내 득점 공동 1위다.
이런 효과는 오랫동안 지속되기 힘들다. 기성용이 적극적으로 골을 노린다고 해도 포지션상 한계가 있다. 그는 중앙 미드필더다. 기성용이 부상에서 돌아온다고 해도 득점을 책임져줄 거라는 희망은 버려야 한다. 이런 역할은 최전방 공격수가 해줘야 한다. 그런데 서울에는 최전방 공격수가 없다. 이것이 서울의 '근본적 문제점'이다. 기성용 효과가 잠시 덮어줬을 뿐이다.
이런 문제점은 지난 시즌부터 꾸준히 제기됐다. 전성기에서 내려온 박주영에게 모든 부담감을 안길 수 없다. 젊은 조영욱 역시 큰 역할을 맡길 수 없다. 서울이 문제를 풀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그래서 외인 공격수였다. 하지만 서울 구단은 이 해법을 외면했다. 지난해 여름 이적시장에서 외인 공격수 영입을 하지 않았다. 고액 연봉자 알렉산다르 페시치와 계약을 종료하면서 기대감만 높였을 뿐 결실은 없었다. 무게감 있는 최전방 공격수가 없는 서울은 상승 동력을 찾지 못했고, 추락을 거듭했다. 최용수 감독 사임으로까지 이어졌다. 서울은 강등 위기까지 갔다가 가까스로 잔류했다.
지난 시즌의 아픔을 잊지 않은 서울은 올 시즌 앞두고 선수 영입에 공을 들였다. 국가대표 나상호, 검증된 외인 팔로세비치 등 영입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해할 수 없는 부분, 지난 시즌부터 서울의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모두가 한 목소리로 지적한 부분을 올 시즌에도 외면한 점이다. 서울은 또 다시 외인 공격수를 영입하지 않았다. 나상호, 팔로세비치로 극복할 수 있었다고 판단한 것일까. 그들 역시 좋은 공격 자원이다. 하지만 최전방 공격수는 아니다. 나상호는 윙어, 팔로세비치는 공격형 미드필더다.
지금 서울에 가장 필요한 포지션은 최전방 공격수다. 박진섭 감독은 최전방 공격수의 부재를 나상호 원톱, 팔로세비치 원톱 등 전술 변화로 극복하려 했지만 실패했다. 박진섭 감독이 돌풍의 광주 FC를 이끌던 시절, 그의 전술이 가장 빛났던 순간은 최전방 외인 공격수 펠리페와 함께 했을 때였다. 기성용이 없으니 '근본적 문제점'이 더 잘 보이기 시작했다. 해결하지 못한다면 위기는 계속될 수 밖에 없다.
박진섭 감독은 대구전 패배 후 "스트라이커로 나서는 선수들이 득점을 해줘야 하는 건 맞지만, 전문적인 골잡이가 아니다 보니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 당장 외국인 선수를 영입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내부에서 전술이나 포지션 변화를 고려해봐야 한다. 해결책을 연구해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