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덤' 1차 경연 후 전문가 평가단을 공개하란 목소리가 나온다. 불공정한 판을 짜고 평가단에게 객관적인 평가를 맡긴 제작진. 그 모순에 대한 부메랑을 얻어맞고 있다. 19일로 Mnet '킹덤: 레전더리 워' 1차 경연에 대한 최종 점수 집계가 마감됐다. 40%가 반영되는 글로벌 팬 투표와 10%가 들어가는 동영상 조회수에 대한 점수를 합산해 최종 1위가 결정된다. 방송에 따르면 점수 산정 방식은 경연 총점 2만점을 놓고 전문가 평가(25%), 자체 평가(25%), 글로벌 투표(40%), 동영상 조회 수(10%)를 점유율로 계산한다. 공개된 1차 경연 중간 점수 1위는 에이티즈로 2944.444점을 받았다. 전문가 점수와 자체평가에서 최고점을 차지했다. 6팀이 받은 전문가 및 자체 평가를 모두 합산하면 1만점이 나온다.
객관적 평가 가능했나 중간 결과를 두고 일각에선 제작비 차이에서 상위권이 갈렸다는 지적이 나왔다. 제작비를 비교적 수월하게 사용한 에이티즈, 스트레이키즈, 더보이즈가 전문가 평가에서 톱3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특히 비투비는 전문가 점수가 333.333점인데 자체평가 점수가 1111.111점이라는 큰 차이를 보여, 같은 무대를 보고 평가가 진행된 것이 맞냐는 궁금증도 일었다. 취재에 따르면 비밀 유지를 조건으로 '킹덤' 평가에 임한 전문가는 평론가, 보컬·퍼포먼스 디렉터, 작곡가, 작사가, 뮤직비디오 감독, 영상·매거진·유통 플랫폼 종사자 등 30인으로 구성됐다. 출연진 소속사와 특별한 연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인물들은 제외했다. 평가 방식은 제작진이 스트리밍 송출 방식으로 보내온 여섯 팀의 무대를 연달아 보고 점수를 전달한다. 측근은 "제작진이 정한대로 연달아 무대를 보고 평가해야 한다고 생각해 노래 싱크가 맞지 않는다거나, 끊김 등 스트리밍 송출 오류에도 그대로 시청했다"고 했다. 1차 경연 평가 때의 불공정한 제작비 관련 문제 또한 들은 적 없었다. 방송 전에 제작비 문제가 기사로 알려졌을 때에도 제작진은 평가단에게 이를 따로 공유하진 않았다. 라이브, AR(보컬포함 모든악기가 들어있는 음원) 구분도 평가단의 몫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오류 문제로 재송출을 받아간 전문가 평가단도 있지만 대체로 평가단은 "이미 손꼽히는 아이돌이 나오는 프로그램인데다가, 가요계 '킹'을 가리는 음악 예능 프로그램이라 받아들여 퍼포먼스 역량을 따지기보다 전체적인 쇼 구성으로 판단"했다는 전언이다. Mnet 측은 객관적 평가를 위해 전문가 평가단의 이름을 공개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K팝 아닌 K-서커스 공정하지 않은 시작에 2차, 3차 경연에 대한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다. 1차 경연을 통해 평가단이 화려한 무대에 높은 점수를 준다는 것을 확인한 바, 소속사들간 레전드 무대를 만들기 위한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가요계에 따르면 2차 경연에선 소속사들이 합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무대를 구성하기로 했고, 3차에선 모든 제한을 풀고 자유 무대를 펼친다. 무대 전체 구성은 물론 피처링 섭외 또한 소속사 역량에 달린 셈이다. 이에 온라인에선 'K팝이 아닌 K-서커스'라는 비판 댓글이 호응을 얻고 있다. 시청률이 0대%를 맴도는 가운데 그들만의 경쟁으로 불이 붙어 팬덤만 전전긍긍 화력 모집 중이다. 가요매니저는 "작은 회사들은 무대 한 번으로 휘청일 수 있다"며 '킹덤'의 경쟁구도를 걱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