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신록(39)이 웰메이드 드라마 JTBC 금토극 '괴물'에서 신스틸러로 활약했다. 문주경찰서 강력계 1팀 팀장 오지화 역으로 분해 '합법'을 위해 노력했다. 정의로운 형사의 모습으로 만양에서 일어난 사건들의 진실을 밝히는데 적극적으로 참여, 정의가 살아있음을 증명했다. 그런 그녀에게도 인생의 굴곡은 있었다. 문주 개발업자 허성태(이창진)와의 결혼이었다. 이혼한 두 사람 사이엔 미묘한 감정선이 깔려있었다. 이 지점이 묵직한 극 분위기 속 재미를 선사했다.
'괴물'은 김신록의 두 번째 드라마다. 지난 2004년 연극 '서바이벌 캘린더'로 데뷔한 그는 연극계에서 주로 활동했다. 그러다 '방법'(2020)을 통해 브라운관으로 첫 데뷔했다. 다년간 다져진 연기력에 신선한 마스크까지 지녔으니 그야말로 주목할 만한 배우였다. '괴물'을 기회로 안방극장에 확실한 눈도장을 찍어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올해로 데뷔 17년째다. 데뷔 초와 지금의 신념을 비교한다면.
"데뷔 초엔 작품을 정말 많이 하고 싶었다. 연기하고 싶다는 열망이 많았다. 지금은 스스로 연기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질문을 계속하면서 배우의 길을 가고 있는 것 같다."
-지치지 않고 달려올 수 있었던 원동력은.
"다작을 하는 편은 아닌데 꾸준하게 해 오는 편이었다. 사실 중간에 지치기도 했는데 그 안에서 내가 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계속 질문을 던지고 가져가려고 했던 것 같다. '연기는 뭐지' '배우가 뭘까' 그 질문에 답하는 과정으로 작업을 해나간 느낌이다."
-요즘 관심사는 무엇인가.
"다음 찍고 있는 작품들을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을까 고민 중이다. 그리고 연극은 무대에서 가짜를 하면서 그걸 진짜로 믿게 만드는 일이었다. 담배를 피우거나 운전을 하거나 자전거를 타거나 진짜로 내가 못해도 됐었는데 매체는 담배를 피우면 진짜 같아야 하고 자동차도 진짜 운전을 해야 하더라. 많은 것들을 실제로 해야 하는데 난 현대 도시인으로서 무능하더라. 그것들을 실제를 하나하나 배워가는 단계다. 20년 장롱면허인데 운전 연수를 하기로 했고 담배 피우는 신도 요청하는 분들이 있어서 비타민 담배를 사서 연구를 해보려고 한다. 자전거와 수영도 배워야겠다고 생각했다."
-김신록에게 연극이란.
"최근에 연극 '마우스피스'란 작품을 하면서 모든 가짜 속 진짜를 길러내는 힘이 연극이라고 생각했다. 혹은 물리적인 실제를 짚고 허구적인 것으로 비상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근데 재밌는 건 경험을 통해 그런 답들이 시시각각으로 변한다는 것이다. 지금의 나의 답은 뭘까 또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 다음 작품을 하면서 찾아봐야 할 것 같다."
-배우로서 목표는.
"계획이나 목표를 가지고 어떤 결정을 하지 않는 것 같다. 그냥 이 순간의 질문에 답을 하는 과정을 잘 밟아가다 보니 어느 순간 어딘가로 가 있을 수 있겠다는 확신은 있다. 잘 질문하고 답하고 연쇄적으로 해내고 싶다."
-사람 김신록으로서의 목표는.
"올해 만으로 마흔이 됐다. 좀 더 성숙한 사람,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다. 30대 때 내 모습이 썩 마음이 들었다. 괜찮다, 멋있다, 잘 살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근데 작년, 올해가 되면서 내 모습이 뭔가 마음에 들지 않더라. 30대 때 내 모습을 생각하며 말하고 행동하고 있는 모습이 실제 나와 잘 맞지 않는 것 같다. 지난 답을 반복하고 있는 느낌이다. 이미 그 시절을 지나왔는데 그 시절에 머무른 느낌이다. 그래서 새롭게 움직이고 싶다. 현재의 나에 대해 말하기, 나의 현재적인 됨됨이 같은 것들을 잘 만들어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