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퍼는 올 시즌 출발이 부진했다. 시즌 첫 12경기 타율이 0.231(39타수 9안타)에 불과했다. 몰아치기가 되지 않아 이 기간 멀티히트가 2회에 불과했다. 선구안을 앞세워 출루율(0.388)은 높았지만, 장타율인 0.410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2700만 달러(301억원)가 넘는 고액 연봉을 고려하면 활약에 아쉬움이 남았다.
슬럼프는 오래가지 않았다. 하퍼는 19일 세인트루이스전부터 22일 샌프란시스코전까지 4경기에서 타율 0.714(14타수 10안타), 2홈런, 2타점을 몰아쳤다. 이후 페이스를 유지하더니 26일(한국시간) 열린 콜로라도 원정경기에서 4타수 2안타(2홈런) 2타점을 기록했다. 1회와 3회 각각 콜로라도 선발 존 그레이의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잡아당겨 오른쪽 펜스를 넘겼다. 소속팀 필라델피아는 2-12로 대패했지만 하퍼는 팀 득점을 혼자서 뽑아내며 활약했다.
경기 후 하퍼의 시즌 성적은 타율 0.338(68타수 23안타), 6홈런, 10타점이 됐다. 출루율(0.471)과 장타율(0.662)을 합한 OPS는 1.132. 최근 7경기로 범위를 좁히면 타율 0.500(26타수 13안타), 출루율은 무려 0.594로 6할에 육박한다.
하퍼는 워싱턴에서 뛴 2015년 내셔널리그 MVP(최우수선수)에 선정된 리그 최고의 외야수 중 한 명이다. 2019년 3월 13년 총액 3억3000만 달러(3680억원) 메가딜로 필라델피아 유니폼을 입었다. 2019년부터 2년 연속 타율이 2할 6푼대에 머무르며 정확도에서 문제점을 드러냈지만, 올해 초반 부진을 딛고 2015년의 위력을 다시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