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도시주택공사(SH)가 관리하는 임대아파트 대부분을 보수 없이 방치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실은 26일 서울시로부터 받은 지난해 10∼11월 SH 특정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시 감사위원회는 2017∼2019년 아파트 97개 단지를 대상으로 12차례 정밀 안전 점검을 했는데, SH가 사후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균열과 관련한 하자가 많았다. 0.3㎜ 이상 외벽 균열은 모두 4584m였다. 이 가운데 613m만 보수됐고 3971m(86.6%)는 지난해 말 특정감사 때까지 조치가 없었다. 누수를 동반한 균열은 1253m였다. 이 중 1136m(90.7%)가 방치됐다. 철근이 드러난 172곳 중 139곳(80.8%)도 보수가 이뤄지지 않았다.
위원회는 SH가 건축물 문제를 발견하고도 방치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SH 산하 A센터는 개별 아파트 및 단지 16곳을 안전 점검해 결함을 발견했다. 하지만 모든 결함을 보수 우선순위 ‘3순위’로 지정해 ‘진행 경과 관찰 후 보수’하는 것으로 관리했다. 이로 인해 균열 2243m 중 210m만 보수됐다.
B·C센터는 1순위 보수 대상을 경미 사안으로 간주해 조치를 미룬 것으로 확인됐다. D센터 등 5개 센터는 균열 부위에 대한 충전재 주입이나 철근 방청(부식 방지 작업)·단면 복구 등이 필요한 1·2순위 결함을 발견하고도 외벽 도색만 했다.
SH 본사가 보수·보강 우선순위를 결정해주지 않고 결함만 나열해 지역센터로 보낸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이로 인해 일부 지역센터는 보수 시기를 명확히 하지 않은 채 계획을 제출했다.
또한 1년 안에 보수해야 할 균열을 ‘경미 사항’으로 보고했다. 4곳은 보수계획을 아예 내지 않았다. 일부 센터는 정밀 안전 점검에서 지적된 손상 보수는 센터 업무가 아니라 본사의 계획수선 공사 영역이라며 책임을 회피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