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단 한 번, 수상의 영광을 누릴 신인상 주인공은 누구일까. 지난 1년 동안 TV·영화 부문에서 활약한 신인에게 돌아가는 상인 만큼 누가 수상자로 호명될지 주목된다. 주조연 세 작품 이하의 이력을 가진 배우 중 남녀 20인이 최종 후보로 뽑혔다. 무엇보다 역대 백상예술대상 신인상은 '스타 등용문'으로 불린다. 배우 김남길·주원·임시완·류준열·김고은·양세종·김혜윤·안효섭·김다미 등이 수상의 영광을 누렸다. 올해 그 계보를 누가 이어갈지 5월 13일 오후 9시부터 JTBC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57회 백상예술대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올해는 지난해에 이어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무관중으로 치러진다.
누가 받아도 이견 없는 TV 남녀 신인상 후보
시청률 20%대를 달리며 흥행 질주를 자랑한 SBS '펜트하우스'에서 활약한 김영대는 훤칠한 외모와 뛰어난 두뇌를 갖춘 훈남 캐릭터 주석훈으로 일편단심 순애보를 보여줬다. KBS '바람피면 죽는다'에도 출연해 안방극장 시청률 쌍끌이에 성공, 올해 1월 드라마 배우 브랜드 평판 지수 10위를 차지했다.
배우 나인우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tvN '철인왕후'를 마친 후 곧장 KBS '달이 뜨는 강'에 긴급 투입됐다. 준비할 시간이 없었음에도 자신만의 온달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화려한 액션과 김소현과 로맨스로 안방극장의 뜨거운 지지를 받았다. 남윤수는 넷플릭스 '인간수업'에서 정다빈(민희)의 남자친구이자 일진인 기태를 소화했다. 양면성을 가진 캐릭터를 현실감 있게 표현해 주목받는 신예에 등극했다. 흥행작에도 빠지지 않았다. tvN '산후조리원' JTBC '괴물'도 출연해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송강은 넷플릭스 '스위트홈'으로 전 세계적인 팬덤을 갖게 됐다. 은둔형 외톨이 고등학생 현수와 싱크로율 높은 연기를 펼쳤다. 현재 tvN '나빌레라'에서 박인환과 세대 차를 뛰어넘은 절절한 브로맨스를 그려내고 있다. 이도현은 첫 주연작인 JTBC '18 어게인'에서 배우 윤상현과 2인 1역을 소화했다. 두 사람이 한 사람을 표현하는 만큼 디테일한 감정선이 중요했다. 이도현은 이를 놓치지 않고 해냈고 진한 가족애로 안방극장에 감동을 선사했다.
여자 신인 연기상 후보들도 남자 후보들 못지않다. 김현수는 '펜트하우스'에서 사건의 열쇠를 거머쥔 캐릭터로 모진 고난을 겪었다. 시즌 시작부터 쉽지 않았지만 선배인 김소연·유진·이지아의 연기력에 밀리지 않는 활약으로 눈길을 끌었다. 박규영은 '스위트홈'으로 성공적인 이미지 변신을 꾀했다. 전작 tvN '사이코지만 괜찮아'에서 청순한 면모를 드러냈다면 K-크리처극과 만나 강렬한 걸크러시 매력을 발산했다.
박주현은 '인간수업'을 통해 방송가 주목받는 신예로 떠올랐다. 상류층 부모 밑에서 엄격하게 엘리트 코스를 강요받아 생긴 스트레스로 내적 결핍이 강한 배규리로 시청자와 만났다. 양면성이 도드라진 캐릭터를 탄탄한 연기력으로 커버했다. 이 기세를 몰아 KBS 예능극 '좀비탐정' tvN '마우스'까지 주인공 자리를 꿰찼다. 이주영은 OCN '타임즈'를 통해 미니시리즈 첫 주연작에 도전했다. 타임워프란 당혹스러운 상황에도 꿋꿋하게 진실을 향해 걸어 나가는 캐릭터의 성장사를 보여줬다. 섬세한 감정 연기가 더해져 설득력을 높였다는 평을 받았다. 최성은은 '괴물'이 드라마 첫 데뷔작이다. 실종된 엄마를 향한 그리움과 슬픔을 묵직하게 담아냈다. 특히 엄마를 정육점 뒷마당 시체로 마주했을 때 무너지는 감정을 쏟아낸 오열 장면은 명장면으로 꼽힌다.
9세부터 41세까지…세대 아우르는 충무로 최고 신인
만 39세의 무서운 신인이 등장했다. 코로나19로 한산한 극장가에서도 381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영화 '반도'에서 신스틸러로 활약한 김도윤이다. 2016년 영화 '곡성'의 신부 역으로 등장해 주목받기 시작한 그는 '반도'에서 전작의 기억을 지울 만큼 강렬한 열연을 보여줬다. 10인의 후보 가운데 연장자인 류수영은 '강철비2: 정상회담'으로 성공적인 스크린 나들이를 마쳤다. 북한군으로 변신해 정우성·곽도원·신정근 등 쟁쟁한 충무로 단골 배우들 사이에서 긴장감을 선사하며 캐릭터의 인간적인 매력까지 전달했다.
아역 배우 박승준은 여러 영화상을 휩쓴 '남매의 여름밤'에서 놀라울 만큼 생생한 생활 연기로 극찬을 받았다. 즉흥적 연기를 위해 윤단비 감독이 구체적 디렉팅을 하지 않았음에도, 마치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 자연스러운 연기를 펼쳐 어른들을 놀라게 했다. '. 국악인 이봉근은 특기를 살려 '소리꾼' 주연으로 스크린 도전에 나섰다. 이미 검증된 그의 소리에 기대 이상의 연기를 더해 장편 영화 한 편을 이끌었다. 혜성처럼 나타나 관객을 사로잡은 '결백'의 홍경도 주목해야할 새 얼굴이다. 허준호와 배종옥 등 베테랑 선배 배우들과 함께 호흡을 맞추면서도 존재감을 드러내는 데에 성공했다. 첫 영화인 '결백'을 통해 단숨에 충무로 기대주로 떠올랐다.
극장가에서는 특히 아역 배우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그 선두에 박소이가 있다. 한 번 보면 잊을 수 없는 귀여운 모습으로 성인 배우 못지않은 감정 연기를 보여줬다.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에서는 거친 이야기 전개 속 험한 촬영 현장을 작은 몸으로 소화해 박수 받았다. 신혜선은 '결백'을 통해 TV와 영화를 넘나들 수 있는 '만능 포지션'을 증명해 보였다. 2016년 개봉작 '검사외전'에서 이름 없는 경리 역할로 출발해 4년 만에 상업 영화의 주연으로 성장했다. 러닝타임 110분의 영화에서 화자로 극을 이끌며 '연기에 물이 올랐다'는 평을 받았다.
장윤주는 모델로서도, 배우로서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재능을 지녔다. 6년 전 영화 '베테랑'에 나와 배우들을 긴장하게 만드는 모델 겸 배우로 자리 잡더니, 올해 개봉한 '세자매'에서는 대체 불가한 캐릭터의 배우가 됐다. 아이돌 그룹의 멤버 크리스탈에서 배우 정수정으로. 이 변신을 위해 정수정은 과감하게 자신을 내던졌다. '애비규환'에서 임산부 배 모형을 차고 하루에 네 끼를 먹으며 체중을 늘렸다. 여러 아이돌 출신 배우들이 극장가에서 혹평을 받을 때, 끊임없는 노력으로 평단과 언론, 그리고 관객들의 호평을 얻었다. '남매의 여름밤' 최정운은 지금도 어디선가 살고 있을 법한 중학생을 연기했지만, 사실 올해 대학에 입학한 스무살이다. 이제 단 한 편의 장편 영화를 찍었을 뿐인 그는 미래가 더욱 기대되는 충무로의 발견으로 평가받을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