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로라도는 27일(한국시간) “브리디치 단장이 물러나고 그렉피즐을 구단 사장으로 승진시킨다”고 발표했다. 2017년과 2018년 팀 역사상 최초로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지만 2019년 이후에는 잇따른 영입 실패와 프랜차이즈 스타와 갈등으로 팀 성적이 몰락한 데에 책임을 진 것으로 보인다.
단장으로 역임한 7년 동안 공보다 과를 더 많이 남겼다. 2014년 10월 구단 팜 디렉터에서 단장으로 승진한 그는 2017년부터 찰리 블랙먼-놀란 아레나도-트레버 스토리를 중심으로 하는 강타선과 제이크 맥기-웨이드 데이비스 등 불펜 FA 영입을 바탕으로 팀을 우승에 도전시켰다. 비록 LA 다저스의 아성에 막혀 지구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와일드카드를 따내면서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2018년에는 다저스와 162경기 공동 1위에 오르면서 타이 브레이크 승부까지 만들 정도로 강력한 팀 전력을 선보였다.
그러나 이후 행보는 과의 연속이었다. 대형 선수 영입은 멈췄고 기존 선수들이 부진해지자 팀은 빠르게 내려갔다. 2019년 71승(91패), 2020년 26승(34패)에 그치며 모두 지구 4위에 그쳤다. 팀의 투자를 믿고 장기계약으로 남았던 프랜차이즈 스타 놀란 아레나도와의 갈등도 수면 위로 떠올랐다. 아레나도는 공공연히 강팀 이적을 희망한다고 밝혔고 구단도 공공연히 트레이드를 추진했다. 결국 지난 2월 세인트루이스에 투수 오스틴 곰버를 포함한 선수 5명을 받고 아레나도를 연봉 보조 5000만달러와 함께 넘겼다. 콜로라도의 팜 랭킹 순위 변화가 없다고 할 정도로 프랜차이즈 스타를 판 것을 고려하면 미미한 대가였다.
아레나도까지 빠진 콜로라도는 올해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는 우승을 노리는 다저스, 샌디에이고에 초반 분전하는 샌프란시스코와 애리조나가 치열하게 경쟁을 펼치고 있지만, 오직 한 팀, 콜로라도는 8승 13패로 홀로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결국 구단 수뇌부는 단장을 교체하고 체제 변화를 모색하기로 했다.
하지만 단장 교체에도 콜로라도의 암흑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브리디치전 단장보다 구단에 본질적인 문제인 딕 몽포트 구단주가 있기 때문이다. 미국 ‘디 애슬레틱’은 “몽포트의 영향력이 더 확장됐다”며 이번 행보를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브리디치의 빈자리는 구단주의 입김이 닿는 이들로 채워질 예정이다. 2010년 당시 사장이었던 켈리 맥그리거의 사망 이후 비워뒀던 보직인 사장직이 몽포트의 오른팔 그렉 페이즐로 채워진다. 매체는 “최고운영책임자(COO)였던 페이즐을 구단 사장으로 승진시켜 사업 운영과 함께 모든 팀 운영까지 관리하도록 개편된 보직이다”라고 설명했다.
디 애슬레틱은 콜로라도가 승리 대신 돈을 추구한다고 꼬집었다. 매체는 “전 콜로라도 감독인 클린트 허들이 사장으로 고려됐지만, 구단주 사업 운영의 오른팔인 페이즐이 됐다”며 “그가 사장으로 승진한 것은 구단이 수익에 집중한다는 확실한 신호다”고 설명했다. 페이즐은 코로나19로 인한 손해를 막기 위한 몽포트의 부동산 사업을 책임졌던 인물이다. 익명의 콜로라도 출신 선수는 매체와 인터뷰를 통해 “선수들에게 사업과 승리의 균형이 문제가 된다”라며 “콜로라도는 승리보다 수익에만 신경 쓰는 모습을 너무 많이 보여왔다”라고 콜로라도 구단을 비판했다.
콜로라도는 올해 임시 단장 체제로 운영한 후 새 단장을 임명할 예정이다. 콜로라도가 속해있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는 어리고 재능있는 선수들로 가득 찬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의 전면전으로 수년 동안 불타오를 예정이다. 획기적인 인선과 수익 중심의 체제 개선이 없다면 장기간 암흑기에서 벗어나기 힘들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