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인저스FC 감독 스티븐 제라드. 사진 = getty 스코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십리그(SPL) 무패(29승6무·승점 93)우승과 리그컵 우승까지 2관왕에 도전했던 리버풀 레전드 스티븐 제라드 감독이 이끄는 레인저스가 올 시즌 처음으로 무너졌다.
레인저스는 지난 26일(한국시간) 영국 글래스고우의 아이브록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세인트 존스턴과의 스코틀랜드 컵 대회 8강전 홈경기에서 승부차기 끝에 패배하며 2관왕 도전이 좌절되었다.
16강전에서 유일한 대항마로 꼽혔던 셀틱을 2대0 완파하고 올라온 레인저스의 무난한 승리가 예상되는 경기였다.
하지만 세인트 존스턴에는 잰더 클라크 골키퍼가 버티고 있었다.
레인저스는 경기를 내내 주도하며 두배 가량의 슈팅과 유효슈팅을 퍼부었지만 클라크 골키퍼가 지킨 골문을 열지 못하고 결국 연장에 돌입했다.
승부차기로 이어질 것만 같던 연장후반 12분, 드디어 레인저스의 선제골이 터졌다.
조 아리보의 우측에서의 정확한 크로스를 제임스 테버니어가 그대로 헤더로 연결, 이날 처음으로 클라크 골키퍼의 등 뒤로 공을 통과시켰다.
존스턴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사진 = getty 이후 연장 종료 직전 실점하며 패색이 짙던 세인트 존스턴의 총공세가 펼쳐졌고 후반 추가시간 122분, 마지막 코너킥 기회를 잡았다.
잃을 것이 없었던 세인트 존스턴은 클라크 골키퍼까지 박스 안으로 투입시켰다.
이날 마지막이 될지도 몰랐던 리암 크레이그의 크로스가 올라왔고 이 공은 클라크 골키퍼의 머리로 향했다.
클라크 골키퍼는 정확한 점프 헤더 슈팅을 시도했고 골문 앞에 서있던 동료 선수 크리스 케인의 발에 맞고 결국 극적인 동점골이 완성되었다.
공식 기록은 어시스트로 기록됐지만 클라크 골키퍼가 만들어 낸 골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장면이었다.
결국 두 팀은 승부차기에 돌입하게 되었고 주인공은 이번에도 클라크 골키퍼였다.
기세가 완전히 오른 클라크 골키퍼는 레인저스의 첫 번째 키커와 네 번째 키커의 슈팅을 막아냈고 승부차기 3-2로 앞선 상황 알리 맥캔이 마지막 킥을 성공시키며 결국 세인트 존스턴이 준결승행 티켓을 얻었다.
이로써 35경기 무패 행진을 달리며 리그 우승을 일찌감치 확정 짓고 2관왕까지 노렸던 레인저스는 클라크 골키퍼의 공수 맹활약에 올 시즌 처음으로 무릎을 꿇었다.
김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