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헌은 2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3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으로 팀의 4-0 영봉승을 이끌었다. 시즌 2승(1패)째를 거뒀다.
LG는 개막 전부터 선발진 구성에 애를 먹었다. 지난해 규정이닝을 채운 임찬규와 2020년 1차지명 이민호의 컨디션이 늦게 올라와 초반부터 합류가 어려웠다. 지난 몇 년간 LG 토종 에이스 역할을 한 차우찬은 부상 이후 합류 시기를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개막을 코앞에 두고 두산과의 트레이드를 통해 함덕주를 데려온 이유다. 이로 인해 당분간 케이시 켈리-앤드류 수아레즈-정찬헌-이민호-김윤식-이상영으로 임시 로테이션을 꾸린다.
지난해 선발 투수로 변신해 7승 4패 평균자책점 3.51을 기록한 정찬헌은 올 시즌 LG 토종 선발진의 맏형으로 자존심을 세우고 있다.
직전 등판이던 지난 20일 KIA전에서 5이닝 4실점했을 뿐, 나머지 세 경기는 최소 5이닝 이상-무실점 투구를 선보였다. 네 차례 등판 모두 5이닝 이상을 책임져, 불펜의 부담을 덜어준다. 성적도 뛰어나다. 평균자책점 1.64(7위)의 짠물 투구를 이어가고 있다. 이닝당 출루허용률은 1.00으로 공동 3위다. 켈리-수아레즈와 함께 선발진을 단단하게 형성하고 있다. LG는 토종 선발진에 구멍이 난 상황에서도, 부문 평균자책점 3.45(2위)로 선전하고 있다.
정찬헌은 완벽한 몸 상태가 아니다. 수술 후유증이 있다. 앞서 팔꿈치 인대접합, 경추와 팔꿈치 뼛조각을 제거한 정찬헌은 2019년 두 번째 허리 수술을 했다. 그래서 지난해엔 주로 열흘 간격으로 등판이 이뤄졌다. 올 시즌엔 등판 간격을 좁히는 것을 목표로 삼았는데 지금까지 5~6일 휴식 후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
류지현 LG 감독도 정찬헌에게 한 차례 휴식을 부여하려고 계획했다. 하지만 함덕주가 선발투수로 부진하면서 잠시 재조정의 시기를 갖게 돼, 정찬헌은 긴 휴식 없이 계속 로테이션을 소화하고 있다.
토종 선발진을 이끄는 정찬헌을 보면 흐뭇한 류지현 LG 감독은 27일 경기 종료 뒤 "선발 정찬헌이 6이닝 동안 완벽하게 자기 역할을 해줬다"라고 칭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