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 백 홈(Way Back Home)'으로 사재기 의혹을 받은 가수 숀(김윤호·31)을 만났다. 2018년 7월 역대급 추이로 음원차트 역주행 계단을 밟으면서 논란은 시작됐다. 3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지만 숀을 둘러싼 의혹들은 말끔히 해소되진 않았다. 당시 문화체육관광부에서도 확인이 어렵다는 결론만을 냈을 뿐, 사재기 유무에 대해선 접근조차 하지 못했다.
당시를 떠올린 숀은 "모든 수를 동원해서라도 아니라고 증명하고 싶었다"면서도 앞으로 자신이 만든 음악을 세상에 선보일 생각에 설레했다. 군 복무를 통해 새로운 사람들과 만나 견문도 넓혔다는 여유도 드러냈다. 1년 9개월 만에 내는 싱글 '#0055b7'에는 숀이 작사부터 작곡까지 모두 맡은 두 곡이 담겼다. 열심히 만든 음악에도 불구하고, 그는 "음악으로 잘되고 싶지도 않다. 좋아하는 음악 계속 들려드리겠다"는 조심스런 심경을 전했다.
-제대한 기분 어떤지. "군악대에 가고 싶었지만 시기가 맞지 않아 일반 병사로 입대했다. 주변에 예술을 하는 사람이 많았는데 군대는 전혀 달랐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고 좋은 경험이 됐다."
-컴백 준비는 어떻게 했나. "작업을 할 때 발매를 고려하지 않는다. 그냥 곡에 집중하는 편이다. 이번 두 곡도 마찬가지다. '어떤 콘셉트의 앨범을 만들어야지'하지 않는다. 내가 좋아야 된다."
-곡 소개 부탁한다. "1번 트랙은 '블루'라는 노래다. 매드 클라운이 작사에 참여했고 원슈타인이 피처링을 도와줬다. 헤어진 연인의 감정을 표현한 노래다. 리듬이 힙합이라서 그런지 '요즘 음악'이라는 수식어가 딱 어울리는 것 같다. 2번 트랙은 '닫힌 엔딩'이다. 보통 열린 결말은 독자들에게 질문을 던지며 상상할 수 있게 만들지 않나. 반대로 '닫힌 엔딩'은 상상의 여지가 없다. 끝이 정해진 연인의 만남이 꼭 '닫힌 엔딩' 같았다. 헤어질 운명을 알고도 연애를 한다는 건 슬픈 일이다. 그러나 계속 읽을 수밖에 없는 소설처럼 사랑도 계속 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3사 음악방송 출연도 생각 있는지. "솔직히 말해도 되나. 음악방송은 생각이 아예 없다. 내가 출연하지 않으면 지구가 멸망한다면 모를까. 나갈 일 없을 것 같다. 방송보다는 스튜디오 무대가 잘 맞는다."
-예능도 마찬가지인가. "불러주면 좋겠지만 나 때문에 괜히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까봐 조심스럽다. 말하고 싶은 것들은 많다. 그런데 진솔하게 얘기하는 자리가 아니라 마냥 웃고 떠드는 방송이면 내 자신이 너무 초라해질 것 같다. 이런 인터뷰를 통해서 차차 풀어가고 싶다."
-과거 '음원 사재기' 논란에 대한 생각이 궁금하다. "이제는 말을 아끼고 싶다. 모든 수를 동원해서라도 아니라고 증명하고 싶었다. 검찰을 찾아가기도 했지만 제대로 된 건 없었다.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 문체부에서도 아니라고 나왔는데, 의구심을 거두시지 않는 분들에게 내가 할 수 있는 건 없는 것 같다. 무슨 말을 한다고 해서 납득을 하실 것 같지 않다. 이제는 답답한 것도 없다. 꾸준히 음악해서 안티들의 마음을 조금씩 돌리고 싶다."
-정말 아닌가. "(웃음) 아니다."
-숀에게 '웨이 백 홈'이란 어떤 의미인가. "그 일 이후로 '웨이 백 홈' 느낌을 피해 왔다. 사람들이 "숀, 쟤 히트하니까 계속 저런 음악한다"는 얘기를 들으면 수치스러울 것 같다. 그래서 의도적으로 '웨이 백 홈' 느낌만은 피하려고 한다."
-어떤 음악을 지향하는가. "음악으로 잘되고 싶지 않다. 잘되는 게 무섭다. 내가 잘하고 좋아하는 걸 꾸준히 오래하고 싶다. 너무 깊게 빠져서 열과 성을 다하면 내가 금방 지칠 것 같다."
-어떤 뮤지션을 좋아하는지. "요새는 문의 음악을 즐겨 듣는다. 팬이 됐다. 아이유 앨범도 굉장히 재밌게 들었다. 한살 한살 먹을 때마다 팬들과 얘기를 공유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연애는 하고 있는지. "진지한 만남은 하고 있지 않다. 지금은 연애를 하고 싶은 마음이 아니다. 할 게 너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