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IA타이거즈와 LG트윈스의 경기가 22일 오후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LG 투수 고우석이 KIA 연장10회초 2사 1,2루서 류지혁에게 1타점 우전안타를 허용한뒤 교체 되고있다. 잠실=정시종 기자 2020년 10월 19일 열린 LA 다저스와 애틀랜타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7차전. LA 다저스가 0-2로 뒤진 3회 말 2사 2·3루 공격 기회에서 윌 스미스의 동점 2타점 적시타가 터졌다.
당시 애틀랜타는 우타자 스미스의 잡아당기는 스윙에 대비해 수비 시프트를 가동했다. 그라운드를 절반으로 나누며 3루수와 유격수, 2루수가 모두 좌측에 서 있었다. 하지만 타구는 2루 오른쪽 옆을 살짝 빠져나갔다. 정상 수비 위치였다면 충분히 잡을 수 있는 타구였다.
LA 다저스는 3승 3패로 팽팽하게 맞선 7차전을 4-3으로 승리, 월드시리즈에 진출했다. 결국 탬파베이를 꺾고 32년 만에 우승의 한을 풀었다. 냉정하게 보면 애틀랜타의 수비 시프트 덕에 우승까지 갈 수 있었다.
지난 22일 연장 10회 잠실 LG-KIA전은 수비의 작은 차이가 승패를 가를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LG 마무리 투수 고우석은 2-2로 맞선 연장 10회 초 2사 1·2루에서 2루수 옆을 빠져나가는 1타점 결승 적시타를 맞았다. 이 과정에서 LG의 수비는 아쉬웠다.
4.22일 잠실 LG-KIA전 10회초 2사 1·2루 류지혁의 적시타 당시 장면. 고우석의 커브를 잡아 당긴 류지혁의 타구는 LG의 1,2 루간을 뚫었다. SPOTV2 중계화면 캡처 시속 150㎞ 초반의 빠른 직구를 4개 연속 던진 고우석이 풀카운트에서 선택한 6구는 커브였다. 류지혁은 고우석의 139㎞ 커브를 통타해 결승타를 뽑았다. 그렇다면 LG는 이 상황에서 수비를 좀 더 1루 쪽으로 옮겼어야 했다. 빠른 직구 이후 변화구를 선택한 만큼 좌타자 류지혁이 공을 잡아 당겨칠 확률이 높았고, 그렇다면 타구가 우측으로 향할 가능성이 컸기 때문이다.
물론 내야수가 포수의 사인을 보고 수비 위치를 잡는 것이 가장 좋다. 하지만 이날 LG 2루수는 주전 정주현이 아닌 9회 초부터 대수비로 나온 구본혁이었다. 포수의 사인을 읽고 대비할 여유가 없었을 것이다.
투수에게 직접 사인을 내는 포수(유강남) 또는 LG 벤치가 이에 대비해 수비의 위치를 정했어야 했다. LG 2루수 구본혁이 한 발만 더 우측으로 옮겨 기다렸더라면 내야 땅볼로 처리해, 실점 없이 이닝을 마칠 수 있었다.
올해 새롭게 LG 지휘봉을 잡은 류지현 감독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LG에서 선수와 코치로 오래 유니폼을 입어 팬들 역시 기대감이 갖는 것은 마찬가지다. 초보 사령탑이지만 류지현 감독은 많이 공부하고, 노력하는 지도자다. 국가대표팀에도 여러 차례 코치로 활약했다. 그만큼 경력 있고, 능력을 갖췄다.
더군다나 LG는 올해 우승 후보로 손꼽힌다. 그래서 따뜻한 조언을 하고 싶다. 벤치에서 감독이 일일이 모든 걸 지시할 수 없다. 다만 코치 혹은 선수가 상황에 따라 스스로 판단해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감독의 역할이다.
이날 연장전에서 아쉬움을 남긴 수비는 야구를 깊이 있게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이런 게 세밀함의 차이다. 또한 벤치의 승부수다.
올 시즌 KBO리그에는 다양한 수비 시프트가 가동되고 있다. 모든 건 결과론이다. 성공도 있고, 실패도 있다. 잘 됐을 때 높이 평가받고, 실패하면 따가운 시선이 향한다. 평상시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가장 중요한 건 결정적인 상황에서 어떤 결과를 낳느냐, 또 실책을 범하느냐에 달려 있다. 22일 KIA전 연장 10회 LG의 수비가 아쉬움을 크게 남기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