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돌아올' 전력인 선발 최채흥(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중심 타자 김동엽, 파워 히터 이성규, 왼손 계투 노성호. 삼성 제공 100% 전력이 아니다. 삼성의 시즌 초반 상승세가 더 의미 있는 이유다.
삼성은 3일까지 승률 0.615(16승 10패)를 기록해 리그 1위다. 지난 주말 3연전에선 LG를 홈으로 불러들여 시리즈 스윕을 달성했다. 삼성이 LG 3연전을 싹쓸이한 건 대구 시민야구장 시절인 2015년 7월 이후 2128일 만이었다. 2016년부터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는 걸 고려하면 의미가 있는 '성과'였다.
출발은 삐걱거렸다. 개막 4연패로 시즌을 시작했다. 하지만 이후 22경기에서 무려 16승(6패)을 쓸어 담았다. 투타 짜임새를 앞세워 분위기를 180도 전환했다. 안방마님 강민호, 외국인 타자 호세 피렐라, 에이스 데이비드 뷰캐넌, 마무리 투수 오승환까지 '코어 전력'이 어느 구단보다 강하다. 더 놀라운 건 아직 '완전체'가 아니라는 점이다.
삼성은 토종 에이스 최채흥(26)이 1군 엔트리에 빠져있다. 최채흥은 3월 14일 LG와의 연습경기 이후 복사근이 3.5㎝ 찢어져 재활군으로 이동했다. 개막전 엔트리 합류가 불발됐고 천천히 몸을 만들었다. 지난달 29일 2군 상무전에 선발 등판해 투구 수 85개를 기록했다. 1군 등판이 가능한 수준까지 몸 상태를 끌어올려 "콜업이 임박했다"는 평가다. 최채흥은 지난해 11승 6패 평균자책점 3.58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이 리그 국내 선발 투수 중 전체 1위였다. 최채흥이 복귀하면 삼성 선발진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다. 말 그대로 천군만마다.
지난해 팀 홈런 1위에 오른 김동엽. 시즌 초반 부상으로 인한 컨디션 난조로 지난 2일 2군행을 통보 받았다. 좀 더 많은 경기를 뛰고 감각을 조율한 뒤 복귀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은 김동엽의 빈자리를 채워줄 선수가 많아 여유를 갖고 탄력적으로 팀을 운영할 수 있는 상황이다. 삼성 제공 토종 거포 김동엽(31)은 2군에서 경기 감각을 끌어올린다. 2월 초 활배근 부상으로 이탈했던 김동엽은 개막 일주일 뒤인 지난달 10일에야 1군에 등록됐다. 11경기 타율이 0.125(32타수 4안타)에 그쳐 2일 대구 LG전에 앞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재활 치료 과정을 차근차근 밟았지만, 실전 감각이 떨어져 어려움을 겪었다. 삼성은 피렐라와 구자욱, 강민호가 타선을 이끌고 재활 치료 중이던 왼손 거포 오재일까지 가세하면서 김동엽의 공백을 지웠다. 김동엽은 지난해 타율 0.312, 20홈런, 74타점을 기록하며 팀 내 홈런 1위, 타점 공동 2위에 오른 중심 타자. 컨디션 회복 후 복귀할 경우 타선의 무게감이 달라진다.
삼성은 내야수 이성규(28)가 재활군에 있다. 이성규는 스프링캠프 수비 훈련 중 점프 후 착지 과정에서 공을 잘못 밟아 왼발목 인대가 파열됐다. 발목 인대 파열은 보통 4개월 정도 재활 치료가 필요해 사실상 전반기 아웃. 이성규는 경찰야구단 소속이던 2018년 퓨처스리그(2군) 홈런왕에 오른 파워히터다. 지난해 데뷔 첫 두 자릿수 홈런(10개)을 때려내기도 했다. 삼성은 왼손 불펜 노성호(32)도 후반기 복귀를 목표로 몸을 만들고 있다. 지난해 45경기에 등판했던 노성호는 팔꿈치 문제로 재활 치료 중이다. 그의 이탈로 1군 왼손 계투가 임현준 하나지만 큰 문제 없이 불펜이 돌아간다. "오른손 투수도 왼손 타자를 잘 막는다"는 허삼영 감독의 말 대로 각각 맡은 역할에 충실하다.
어떤 팀도 100% 전력으로 시즌을 치르지 못한다. 부상과 부진이라는 변수가 곳곳에서 튀어나온다. 관건은 그 공백을 얼마나 채우느냐이다. 순항하는 삼성. '사자군단'은 아직 100% 발톱을 드러내지 않았다. 돌아올 전력도 만만치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