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필드전에서 골을 넣은 손흥민을 동료들이 축하해주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손흥민(29·토트넘)이 두 시즌 연속으로 프리미어리그 두 자릿수 골과 도움을 동시에 기록했다.
토트넘은 3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21 프리미어리그 34라운드 홈 경기에서 셰필드 유나이티드를 4-0으로 크게 이겼다. 가레스 베일(토트넘)이 해트트릭을 기록한 가운데 손흥민이 1골 1도움을 올렸다.
손흥민은 이로써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16골 10도움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리그 11골 10도움)에 이어 두 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과 도움을 달성했다. 리그에서 두 시즌 연속 10골-10도움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토트넘 구단 역사상 손흥민밖에 없다.
손흥민은 팀이 1-0으로 앞선 후반 16분, 전매 특허인 스프린트로 중원을 가로지른 뒤 베일에게 패스를 줬다. 이를 베일이 골로 연결하면서 손흥민의 올 시즌 리그 10호 어시스트가 나왔다. 손흥민은 후반 32분 페널티 아크 왼편에서 오른발 감아 차기로 팀의 네 번째 쐐기 골까지 넣었다.
손흥민의 활약은 의미가 있다. 먼저 지난달 26일 맨체스터 시티와의 카라바오컵 결승 패배의 아픔을 딛고 한 경기 만에 완전히 올라온 컨디션을 보여줬다. 손흥민은 당시 우승컵을 놓쳤다는 실망감에 경기 후 서럽게 눈물을 흘렸다.
또한 토트넘은 이날 승리로 승점 56(16승 8무 10패)을 기록하며 리그 5위까지 올라섰다. 남은 리그 4경기에서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이 걸린 ‘톱4 경쟁’을 이어갈 수 있다. 손흥민 어시스트 일지
손흥민의 10도움은 프리미어리그 이 부문 상위권 기록이다. 3일 현재 프리미어리그 도움 순위에서 해리 케인(13개)이 1위에 오른 가운데 브루누 페르난데스(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케빈 더 브라위너(맨체스터 시티·이상 11개), 잭 그릴리시(애스턴빌라)와 손흥민(이상 10개)까지 두 자릿수 도움을 올린 선수는 다섯 명에 불과하다.
리그 16골의 손흥민은 득점 부문에서는 공동 3위를 달리고 있다.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10골-10도움을 달성한 이는 손흥민을 포함해 동료 케인(21골 13도움), 페르난데스(16골 11도움)까지 세 명뿐이다. 골과 도움 두 가지에서 모두 리그 상위권이라는 건 득점력과 동료를 이용하는 능력까지 두루 갖춘 다재다능함의 증거다.
손흥민은 2010~11시즌부터 5시즌 동안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뛰며 리그 어시스트 10개를 기록했다. 한 시즌 평균 2개꼴. 2015년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으로 이적한 후에도 첫 시즌 어시스트는 1개였다.
이후 시즌마다 6~8개씩의 어시스트를 해냈던 손흥민은 지난 시즌 11도움으로 처음 두 자릿수 도움을 달성했다.
윙어로 뛰는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동료 공격수와 호흡을 맞추는 능력이 업그레이드됐다. 특히 올 시즌 케인, 베일과의 호흡이 돋보인다. 올 시즌 초반부터 무서운 기세로 케인과 서로 어시스트-득점을 합작하면서 리그에서만 14골을 함께 만들어냈다. 현지 매체들도 케인과 손흥민을 ‘환상의 짝꿍’으로 부르고 있다.
손흥민과 베일. 사진=게티이미지
시즌 중반 이후 케인과 손흥민의 콤비네이션이 상대 팀의 집중 견제를 받기 시작하면서 손흥민은 최근 들어 베일과 좋은 호흡을 보여주고 있다. 손흥민의 올 시즌 리그 도움 10개 중 5개는 케인이 골로 마무리했고, 베일에게 연결된 도움은 3개였다.
3일 셰필드전 후 토트넘의 라이언 메이슨 감독 대행은 “싸우고자 하는 선수들의 의지가 강했다”고 칭찬했다. 영국 매체 ‘풋볼런던’은 경기 후 선수 평점을 매기면서 해트트릭을 한 베일에게 10점, 손흥민에게 9점을 줬다. 이 매체는 “2021년 다소 자신감이 없어 보였던 손흥민이 아니라 2020년의 손흥민으로 돌아온 듯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손흥민은 올 시즌 리그와 컵대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를 통틀어 21골 13도움을 기록 중이다. 21골은 손흥민이 2016~17시즌 세운 자신의 시즌 최다골 타이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