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팬들의 글레이저 가문 반대 시위로 인해 무려 2억 파운드(한화 약 3,120억 원)가량의 훈련 키트를 손실했다.
영국 ‘가디언’은 9일(이하 한국시간) 맨유의 새 트레이닝 후원사인 ‘더 허트 그룹(이하 THG)’이 7월부터의 계약을 해지했다고 전했다.
맨유의 리처드 아놀드 전무는 ‘가디언’에 몇일전THG가 7월 1일에 시작할 예정이었던 계약을 철회했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전했다.
맨유의 현재 후원사인 ‘AON’과의 계약은 오는 6월이 마지막이다. THG는 새 계약 후원사였다. 하지만 THG는 맨유 팬들의 글레이저 항의 시위의 흐름으로 구단의 상업적 파트너들을 보이콧한다는 우려에 계약 해지를 추진했다.
지난 3일 글레이저 가문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있었다. 이날 시위가 점차 폭력성을 띄면서 경찰관이 다치는 등 유혈사태도 벌어졌다. 이에 맨유와 리버풀 사이에 예정된 2020~21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4라운드 경기가 연기됐다.
이날 시위는 유럽 슈퍼리그(ESL) 창단에 대한 분노에서 비롯됐다. 맨유 구단주인 글레이저 가문은 슈퍼리그에 가입했고, 팬들은 돈으로 움직이는 축구에 분노했다.
맨유 팬들은 시위 이외에도 ‘#GlazersOut(글레이저 가문 퇴진)’, ‘#NotAPennyMore(한 푼도 더 줄 수 없다)’과 같은 해시태그를 달면서 아디다스, 태그 호이어(TAG Heuer), 캐드버리(Cadbury) 등 주요 구단 후원사들을 보이콧하는 온라인 캠페인을 벌였다. 팬들은 이후 후원사가 될 THG의 제품을 보이콧하려는 움직임도 보였다.
팬들의 표적이 될 것을 우려한 THG는 결국 맨유와의 거래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고, 계약을 해지했다.
이에 ‘가디언’은 THG와 맨유 모두 후원사 계약 관련 건에 대한 언급을 회피 중이라며, 현재 맨유에게 진행 중인 계약은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