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GS25의 캠핑 포스터를 두고 ‘남혐(남성 혐오)’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이를 제작한 담당 디자이너가 직장인들이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 장문의 해명 글을 올렸다.
지난 9일 자신이 해당 포스터를 만든 디자이너라고 말한 A씨는 블라인드에 올린 글을 통해 “저는 아들과 남편이 있는 워킹맘으로 남성 혐오와는 아주 거리가 멀다”며 "손의 이미지가 메갈이나 페미를 뜻하는 표식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1일 GS25는 캠핑 이벤트를 홍보하는 포스터에 남혐을 상징하는 표현이 여러 개 들어갔다는 주장이 여러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확산해 논란의 대상이 됐다.
문제가 된 표현은 소시지를 집는 듯한 손가락 모양 등이다. 해당 손 모양은 인터넷 커뮤니티 ‘메갈리아’의 로고와 유사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들끓는 논란이 결국 불매운동으로까지 번지자, GS리테일 측은 포스터를 수정하고 조윤성 사장이 직접 사과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A씨는 "우선 이번 일로 불편을 겪은 고객분들, 피해를 보신 많은 경영주분, 현장에서 불철주야 노력하는 OFC(영업관리)들과 비슷한 직군으로 인해 오해를 받아 피해를 본 디자이너들에게 너무 죄송하다"면서 사과했다.
다만 A씨는 자신이 특정한 사상을 가지고 고의로 남혐 포스터를 제작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역순으로 세로 배열하면 'MEGAL(메갈)'이 되는 문구에 대해서는 "행사 담당자가 준 문구"라며 "담당자가 준 이벤트 요청서에 영문이 추가됐다"며 "어색하지 않도록 오른쪽 줄 맞춤을 하다 보니 해당 논란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벤트에서 육류가공품이 중심이라 소시지를 생각하게 됐다"며 "지난해 사용했던 소시지 일러스트가 있었고, 손 일러스트도 각종 이벤트를 위해 다운 받아놓은 소스나 이미지"라고 해명했다.
또 "건전한 사상을 가진 회사의 임직원들이 홍보를 위해 만들어낸 이미지가 점점 메갈이나 페미 상징으로 찍히고 말도 안 되는 억측으로 몰아가는 상황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현재 A씨는 회사 내부 절차에 따라 조직문화와 경영진 등에서 조사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GS25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해당 디자이너가 본인의 진심을 직원들에게 호소하기 위해 글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며 " 철저한 진상조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명백히 밝혀 후속 조처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