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남성들이 외모에 신경을 쓰면서 남성용 화장품 시장이 매년 급성장하고 있다. 이에 국내 뷰티 업체들이 중국 남성 고객을 잡기 위해 분주하다.
한국무역협회(KITA) 청두지부는 10일 '중국 남성 화장품 시장의 현황 및 시사점'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중국 남성의 화장품 소비가 빠르게 늘면서 남성 화장품 시장도 최근 4년간 매년 7.7%씩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2020년 중국 남성 화장품 시장은 167억 위안(2조8590억원)에 달한다.
주 소비자층은 '주링허우(1990년대생)'와 '지우우허우(1995∼1999년생)' 세대다. 18~25세 사이에 주로 포진한 젊은 남성들이 전체 남성 화장품 소비자의 59.5%를 차지하고 있다. 26~30세는 21.3%로 뒤를 이었다.
현재 이들의 주요 소비 품목은 피부 관리다. 립밤·클렌징 폼·선크림·마스크팩 등이 매출 상위에 올랐다.
업계는 향후에는 중국 젊은 남성들이 기본 피부 관리를 넘어 메이크업과 남성청결 부분에도 관심을 가질 것으로 전망한다. '남자 아이돌'을 향한 관심이 점차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희영 무역협회 부장은 "2018년부터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이 중국 남성의 미에 대한 관심을 극대화했다"며 "한국 화장품에 대한 높은 신뢰도를 바탕으로 중국 남성들이 고민하는 피부 유분, 넓은 모공, 칙칙한 피부색, 여드름 등 다양한 기능성 제품으로 중국 시장을 공략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국내 뷰티 업체들이 이런 현상을 놓치지 않고 중국 시장에서 남심을 끌어 모으고 있다.
아모레가 적극적이다. 자체 남성 메이크업 브랜드 '비레디'와 코스메틱 브랜드 '브로앤팁스'를 중국 주요 온라인 채널에 선보여 꾸준한 성과를 내고 있다.
특히 작년 2월 중국 티몰에 소개된 비레디의 쿠션과 파운데이션 제품의 인기가 상당하다. 비비크림처럼 바른 듯 바르지 않은 듯 자연스럽지만, 지속력 또한 높아 중국 남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후문이다. 컬러가 5가지나 돼 미세한 피부 컬러 차이도 챙겼다.
브로앤팁스는 중국에서 성장 중인 바디워시와 청결제 영역을 중심으로 반응이 좋다. 2018년 말 중국 티몰과 SNS(샤오홍슈) 채널에 제품을 소개했는데, 샤오홍슈 계정을 따르는 팔로워만 약 6만명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메이크업 제품 중심의 비레디 매출은 올해 3월 전년보다 540% 이상 성장했다. 내년에는 중국 오프라인 매장 입점도 준비 중이다"고 말했다.
LG생건은 중국 여성에게 인기 있는 브랜드 '후'와 '숨' '오휘'의 남성용 옴므 라인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럭셔리 브랜드의 고급 이미지와 인지도를 중국 남성 소비자들에게 밀고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LG생건 관계자는 "중국 남성 화장품 시장이 지속해서 성장하고 있고, 피부 케어에 관심이 높은 남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자체 주요 브랜드를 중심으로 다양한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고 말했다.